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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의지하지만 같이 외출은 글쎄…알쏭달쏭 '부부의 세계'

이지은 기자I 2025.01.28 11:00:00

■통계로 보는 그래도 가족④
2023년 여성가족패널조사 등
동반 활동 월 1회도 안 해
갈등…'속으로 삭힌다' 58.5%
힘들 때 가장 의지하는 '배우자'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부부 10쌍 중 8쌍은 같이 외출해 영화나 공연, 스포츠 등을 관람하는 빈도가 한 달에 한 번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은 ‘30분~1시간 미만’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생활비 관리는 주로 아내가 하되 투자 및 재산 관리는 부부가 함께하고, 직장 문제는 각자가 주로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으로는 절반 이상이 배우자를 꼽았다.

강원 홍천군 화촌면 장평1리 청사초롱 마을에서 제1회 전통혼례식 한마당 축제가 열려 신랑이 신부의 볼에 입맞춤하며 웃음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23년 여성가족패널조사’에 따르면 부부 동반 활동으로 가장 많이 하는 건 ‘산책·조깅·등산·운동 등’으로 전체의 44.6%를 차지했다. ‘친정 부모님이나 친정 형제들을 만나기’(36.8%)와 ‘시부모님이나 시댁 형제들을 만나기’(36.4%)가 뒤를 이었고, ‘영화·공연·스포츠 관람’이 23.7%였다. ‘사회봉사 및 공동체 참여’는 11.1%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부부가 함께하는 활동의 종류를 논하기 이전에 빈도 자체가 잦지 않았다. 그나마 가장 많이 택했던 산책·조깅·등산·운동의 경우 한 달에 한 번도 안 했다고 답한 이(55.4%)는 절반을 넘겼다. 같이 외출해 영화·공연·스포츠를 관람하는 게 월 1회도 되지 않는 경우도 76.3%에 달했다. 사회봉사 및 공동체 참여하기는 한 달에 한 번도 안 했다는 응답이 88.9%로 다른 활동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었다.

여가생활을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다툼이 생겨서도 아니었다. 부부 갈등 여부에 대한 문항에는 ‘지난 한 달 동안 그런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77.6%로 가장 많았다. 갈등이 있는 경우 그 원인은 △생활습관(7.4%) △경제문제(5.4%) △자녀 교육문제(3.6%) △가사분담(2.6%) 순이었다. 배우자와 심각한 의견 갈등이 있을 때 해소방법으로 응답 비율이 높은 항목은 ‘배우자와 차분하게 대화를 나눈다’(77.7%)와 ‘내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고 속으로 삭힌다’(58.5%)였다. 대화로 푸는 경우가 많았으나 갈등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는 의미다.

부부간 의사결정을 하는 사안에서 생활비의 경우 71.6%가 아내가 주도권을 가졌다. 다만 투자 및 재산 관리에 있어서는 부부가 함께 결정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6.2%로 가장 높았다. 가족 내 여가활동(66.8%)도 부부가 같이하는 경우가 많은 항목이었다. 남편이 주로 결정하는 분야는 남편의 취업 여부(58.7%), 남편의 직장 이동(52.1%)로 주로 남편의 노동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가사노동의 경우 아내는 식사·요리준비(71.9%)와 설거지(69.1%), 집안청소(39.4%)는 거의 매번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세탁과 시장보기·쇼핑은 일주일에 2~3일 한다는 비중이 각각 40.3%, 38.9%로 컸다. 남편은 모든 항목에서 전혀 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세탁(57.3%) △식사·요리준비(50.3%) △설거지(39.4%) △시장보기·쇼핑(35%) △집안청소(27.7%) 순이었다.
2023년 여성가족패널조사. (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알쏭달쏭한 부부 사이지만 가장 힘들 때 만큼은 서로가 믿는 구석이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23년 가족실태조사 분석 연구’에 따르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으로 배우자(사실혼·비혼동거 포함)를 택한 응답자가 51.8%로 가장 많았다. 성별로 보면 남녀가 모두 배우자를 의지한다고 답한 가운데 비율은 남성(55.9%)이 여성(47.7%)보다 더 높았다. 연령별로는 30대 이상은 모두 배우자 비중이 가장 컸다. 유배우 집단으로만 한정했을 때는 배우자(88.8%) 외 항목은 0~2.6%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여 배우자를 가장 의지하는 사람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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