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임시 조처 성격으로 상계관세 부과를 추진한다. EU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를 최대 48%까지 확대하는 게 이번 관세부과의 골자다.
EU는 이번에 업체별로 적용할 관세율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비야디(BYD), 지리(Geely), 상하이자동차(SAIC)에는 각각 17.4%포인트(p), 20%p, 38.1%p의 추가 관세율이 적용된다. 조사에 협조한 중국 전기차 업체엔 평균 21%p가, 협조하지 않는 업체에는 일괄적으로 38.1%p의 관세율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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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진입이 제한되고 진출 속도가 둔화하면서 대응할 여유가 생길 것”이라며 “(현대차·기아 및 유럽 브랜드에 대해) 중저가 전기차 신차 등 출시를 통해 시장점유율 회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터리업체들도 내심 반사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에 밀리던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로 여겨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지난 2019년 11.8%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40.1%까지 대폭 확대됐다. 약 5년 만에 점유율을 4배 가까이 늘린 것이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점유율은 2019년 51.9%에서 2021년 70.6%까지 쭉 늘었으나 이후 급격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2023년 상반기에는 점유율이 57%까지 밀렸다. 특히 CATL은 올해 비중국 점유율 27.4%를 기록해 LG에너지솔루션을 2위로 밀어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우리나라 주력인 NCM(삼원계)보다 20% 저렴한데, 관세가 매겨지면 성능이 좋은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이 반사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보복성 맞대응에 나서는 등 EU-중국 간 무역전쟁 가능성이 커진 것은 불안요소다.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 수출을 막아버릴 경우 국내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들의 부품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EU와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번질까 우려”라며 “중국이 핵심광물 수출 제한에 나서면 국내 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