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마 역대급으로 가장 느렸던 태풍으로 기록될 것 같다. 현재 시속 26㎞ 정도로 북진하고 있다. 내륙에 들어오더라도 26~28㎞ 정도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가 상륙했을 때 속도가 시속 40~60㎞였다.
반 센터장은 그 원인에 대해 “7호 태풍 란에 의한 후지하라 효과로 본다”며 “(태풍 란은) 현재 도쿄 1500㎞ 남동쪽 해상에 있는데, 어제 발생했다. 후지와라 효과는 후지와라 교수가 연구에서 만든 법칙이다. 태풍이라든가 강한 저기압이 있을 때 두 저기압이 서로의 진로를 간섭한다. 태평양 쪽에 7호 태풍이 있는데 우리나라 쪽으로 태풍이 올라오는 걸 못 가게 하거나 혹은 다시 중국 쪽으로 가게 하는 힘이 작용한다는 거다. 그런데 왜 중국 쪽으로 가지 못하고 올라오느냐면 워낙 우리나라 서쪽 제트기류가 강하게 막고 있다. 그쪽으로 더 이상 못 가니까 속도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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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눈이 먼저 들이닥친 일본 오키나와에선 초속 40m가 넘는 강풍이 불었고 1만 70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반 센터장은 오키나와에 비해 한국의 피해 정도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태풍이 영향을 주는 시간도 길고 대도시를 지나고 있다”며 “특히 육지에 상륙하면 바로 약해지는 게 아니라 상당한 세력을 갖고 올라온다.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던 태풍 중에선 피해가 아마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상륙 후 이동이 느렸던 태풍 중 하나가 2002년 태풍 루사로, 피해규모로 역대 태풍 중 5위 안에 든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으로 인해 강원 영동에 최대 약 500mm 이상, 경상권 해안 지역과 일부 내륙 지역, 그리고 전남의 동부 남해안과 내륙 중심으로 200~300mm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도 100~200mm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7호 태풍 란은 일본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6호 태풍이 지나간 이후 우리나라 부근의 기압계가 재편될텐데, 7호 태풍은 현재 예상대로라면 먼 태평양 쪽에서 발달해서 일본 쪽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쪽에는 아직 예측기간이 길기 때문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압계가 태풍이 한 번 지나면 재편되면서 길이 다시 만들어진다. 그래서 최신 기상정보, 태풍정보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