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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2조달러(약 2357조8000억원)짜리 사회복지 예산안 통과에 인플레이션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한쪽에선 인플레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30년 사이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고물가가 반년 넘게 이어지면서 공화당이 반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조 단위 인프라 예산안에 불만이 많은 공화당의 비판에 불을 지핀 건 전날 미 노동부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면서다. 10월 CPI는 전년동월보다 6.2% 급등하며 유례없는 상승폭을 보였다. 자동차와 휘발유부터 식료품, 가구까지 전방위적으로 물가가 상승했다.
이는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공화당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은 “이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끔찍한 경제 정책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인플레 때문에 민주당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마이크 버그 전국공화당의회의원회(NRCC)대변인은 “유권자들은 과소비와 무능한 공급망 관리능력으로 인플레 위기를 초래한 것에 대해 민주당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올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구제금융안이 가계소득을 늘리고 물가상승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사회복지 예산안 규모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맨친은 트위터에 “모든 면에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미국인들에게 가하는 위협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더 나빠지고 있다”며 “식료품점에서 주유기에 이르기까지 미국인들은 인플레이션 세금이 진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워싱턴은 미국인들이 매일 느끼는 경제적 고통을 더는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1조달러 인프라 예산과 2조달러의 사회복지·기후 예산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물가상승률을 0.3%포인트 더 올릴 것이라 예상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의석 수 차이가 거의 없다. 하원은 221대 213, 상원은 50대 50이다. 즉 사회복지 예산안 통과를 둘러싸고 공화당이 반대표를 던진 뒤 민주당 중도파가 이탈하면 예산안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