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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코 왕비, 나루히토 일왕과 첫 공개발언…왕실 금기 깨

김소연 기자I 2021.01.01 17:45:02

나루히토 일왕·마사코 왕비, 대국민 발언
왕비 영상메시지 등장, 왕실 역사상 ''처음''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부인 마사코(雅子) 왕비가 대국민 발언을 하는 모습이 1일 공개됐다. 이는 일본 왕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AFP
이날 일본 왕실 사무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인 궁내청(宮內廳)이 왕실 신년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영상 메시지에는 마사코 왕비가 나루히토 일왕 곁에 나란히 앉아서 출연했다. 이 영상메시지는 6분 45초 분량이고, 이중 약 32초가 마사코 왕비의 발언이 담겼다.

동영상 첫머리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여러분 신년을 축하합니다”라고 말한 직후 마사코 왕비가 바로 이어 “축하합니다”라고 말한다.

나루히토 일왕의 발언이 길게 이어진 후 마사코 왕비가 영상 말미에 약 30초 동안 “이번 1년(2020년) 많은 분이 정말 힘드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가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평온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또 이번 겨울 일찍부터 각지에서 엄혹한 추위나 큰 눈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 부디 몸조심해서 지내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한다.

이는 일본 왕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다는 국제 사회의 지적을 받아온 일본에서 마사코 왕비의 발언은 일본 왕실의 금기를 깬 셈이다.

교도통신은 왕비가 일왕과 동석해 (공개적인) 발언을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당시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고, 두번째 영상메시지는 2016년 8월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 의향을 표명한 바 있다. 두번 모두 미치코 당시 왕비가 동석하지 않았다.

이번 영상메시지에 마사코 왕비가 등장하면서 향후 왕비가 소극적인 역할을 벗어나 왕실 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그는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장래가 촉망받는 외무 공무원으로 일하던 중 나루히토의 결혼 상대자로 발표돼 세간을 놀라게 했다. 외교관 출신 아버지를 따라 유년 시절에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마사코가 외부와의 자유로운 접촉이 차단된 왕실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결혼 후 적응하는 과정에서 꽤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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