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극렬한 반정부 시위에도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고 버티던 살레 대통령은 GCC가 내놓은 중재안을 받아들이고 조기 퇴진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 중재안에는 살레 대통령이 사후 처벌을 면제받는다는 조건 하에 한 달 내로 물러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GCC가 반정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주도했다며 나쁘지 않은 평가를 했다.
그러나 GCC가 바레인 시위에 대해 취한 태도는 이와 정반대다. 회원국인 바레인 정부가 시위대 진압에 난항을 겪자 수천 명에 달하는 병력을 파견, 폭력 진압을 도왔다. 이 같은 이중적 행보는 GCC의 설립 배경 및 정치적 입장과 무관치 않다.
GCC는 지난 1981년 아랍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바레인과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6개국으로 출범했다. 걸프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슈의 해결을 위한 공조 목적이었다.
하지만 그 속내는 조금 다르다. GCC가 설립될 당시 이란 혁명과 이라크전이 발발하면서 아랍권에서 시아파 세력이 급부상했다. 이에 불안을 느낀 수니파 국가들은 시아파에 대항하기 위한 연합체 구성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따라 GCC가 설립된 것. 이들 6개 회원국은 수니파가 집권하고 있다는 점 외에 막대한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산유국으로써 경제적 논리도 비슷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멘은 GCC의 우방국인 미국에 있어 대(對)테러 작전의 중심 국가로, 혼란에 빠져 있는 정치권을 빠르게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바레인 역시 미국의 5함대 기지가 자리 잡고 있는 등 중요한 지정학적 가치를 지닌다.
GCC는 예멘의 경우 살레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따른 피로감을 더는 이겨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를 버리는 카드를 제시한 반면, 바레인의 경우 수니파 왕정이 흔들리면 미국의 테러 작전은 물론 회원국들의 왕정마저 같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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