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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시선은 다시 중동으로 향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 목표물에 대한 추가 공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최근 이란이 미군 기지와 상선을 공격한 데 이어 미국이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양국 간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하는 모습이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5.2% 오른 배럴당 90.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4.6% 상승한 94.65달러로 마감했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에너지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우려로 번졌다. 고유가가 미국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경우 연준이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68.2%로 반영했다. 일주일 전 약 40%에서 크게 높아졌다.
국채금리도 주식시장을 압박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798%까지 올라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했고 영국과 독일 등 주요국 장기금리도 수년에서 수십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각국의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증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회사채 발행 확대 등이 겹치면서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이어졌다.
특히 금리 상승에 민감한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2.1%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인텔, AMD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밀렸다. 반면 유가 급등에 힘입어 에너지주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도 경기 둔화 신호를 보내며 투자심리를 개선시키지 못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구인 건수는 727만2000건으로 전월과 큰 차이가 없었다. 채용과 자발적 퇴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노동시장의 ‘저채용·저해고’ 흐름이 이어졌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6으로 전월 55.6보다 하락했다. 제조업은 8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했다. 반면 가격지수는 71.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경기 모멘텀은 약해지는 가운데 물가 압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 나타났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이날 시장 상황에 대해 “지난주 금요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이어 이란 공습과 유가 상승까지 겹쳤다”며 위험자산에 부담을 주는 요인들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4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로 이동하고 있다. 연준의 9월 금리 결정을 앞두고 노동시장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핵심 지표 가운데 하나다. 고용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될 수 있는 반면, 노동시장 냉각이 뚜렷해질 경우 연준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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