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철기자] 국가정보원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지난 17일 구속기소된 재미교포 박인회씨가 이른바 `X파일`을 보도한 이상호 MBC 기자로부터 1000달러를 받고 1만달러를 추가로 받기로 제안받았던 정황을 잡고 정확한 금품수수 경위를 캐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이상호 기자가 박씨에게 미화 1000달러를 제공하면서 향후 미화 1만달러를 추가로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며 이후 이 기자와 함께 국내로 입국해 지난해 12월 도청테이프 복사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이상호 기자를 조만간 재소환해 보도 경위 등에 대해 보강조사를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상호 기자가 박씨에게 제공한 돈이 개인돈인지 회사돈인지 여부를 확인중"이라며 "그러나 이상호 기자가 박씨에게 제공한 취재사례비 제공 자체는 법률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 17일 구속기소된 재미교포 박인회씨가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에게 5억원을 주거나 200억원 정도의 건설공사 하도급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99년 9월 당시 안기부 비밀 도청조직 `미림팀장` 공운영씨 등과 서로 짜고 이학수 부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의 대화내용을 도청한 테이프를 가지고 이학수 부회장을 찾아가 5억원을 주든지 또는 200억원 정도의 건설공사 하도급을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공씨와 박씨를 소개해준 임병출 전 국가안전기획부 직원에 대한 조사를 일단 마무리한 뒤 공씨와 함께 사법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