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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신혼부부 장기전세 딜레마…"자산 기준 높여야" VS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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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지 기자I 2026.10.27 0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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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미리내집' 강남권 보증금 10억 돌파
'신청 자격' 자산 기준, 6억원대서 제자리걸음
市 "소득별 보증금 차등 적용 연내 개선안 검토"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이 치솟는 보증금과 제자리걸음하는 자산 기준 간 격차로 딜레마에 빠졌다.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보증금이 10억원을 넘는 단지가 등장했지만 자격 자산 기준은 6억원대에 머물러서다. 집값 상승에 맞춰 자산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공공임대의 취지를 고려해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 미리내집을 방문해 주거시설을 점검하고 주택 공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 미리내집을 방문해 주거시설을 점검하고 주택 공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미리내집 입주 신청 자격은 무자녀 신혼부부·예비 신혼부부 기준 총자산 6억6200만원 이하, 자동차가액 4542만원 이하이다. 소득 기준은 전용면적에 따라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20~150% 이하이며 맞벌이는 180~200% 이하가 적용된다.

장기전세주택의 총자산 기준은 국토교통부가 관련 지표를 반영해 결정·고시한다. 미리내집은 서울의 높은 물가와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 일반 장기전세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문제는 집값 상승으로 미리내집 보증금이 치솟는데 자산 기준은 6억원대에 그친다는 점이다.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공급되는 미리내집 중에는 보증금이 10억원을 넘는 단지도 있다. 제8차 모집에서는 △반포자이 84㎡ 12억 6400만원 △래미안대치팰리스 59㎡ 11억 7000만원 △목동센트럴푸르지오 110㎡ 11억 6200만원 등이 공급됐다.

자산 기준 상승 폭은 임대료 상승률에 못 미쳤다. 2024년 6억5500만원이던 전용 60㎡ 이하 미리내집 총자산 기준은 올해 6억6200만원으로 2년간 1.08% 오르는 데 그친 것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같은 기간 6억5179만원에서 7억2253만원으로 10.9% 상승했다.

고액 보증금 단지는 청약에서도 부진했다. 제8차 모집에서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59㎡는 5가구 모집에 2명만 신청한 반면 보증금 4억4226만원인 구로구 두산위브더프레스티지 전용 59㎡는 4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자격이 되는 자산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은 무주택 임차가구의 자산과 지역별 주택 가격이 전국을 상회하니까 조정이 필요하다”며 “공공임대의 대상을 중산층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중앙정부도 공감한다면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임대주택이 저소득층만을 위한 주거 형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공공임대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액 보증금 주택은 시세대로 임대하고 그 재원으로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자는 의견도 나온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비싼 임대만 늘리다 보니 마련할 수 있는 사람도 적어 불균형이 심해진다”며 “미달이 나는 지역은 주변 일반 주택을 공급하는 둥 탄력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자산 기준을 자체적으로 조정하기 어려운 만큼 소득에 따라 보증금 부담을 달리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과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연내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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