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한일 정상회담이 4개월 만에 또다시 열렸다. 이번엔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이다. 양국 정부가 천명한 ‘셔틀외교’가 빈말이 아님을 증명하듯,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벌써 네 번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약식 회동을 했다. 이어 1월에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에서 세 번째 만남을 가졌고, 이번엔 이 대통령의 고향 안동에서 소통했다. 서로 ‘고향’에서 만난다는 전례 없는 셔틀외교로 양측은 그 깊이를 더하고 있다.
만난 횟수만큼 의제도 넓어졌다. 한미일 공조의 틀 안에서만 논의되던 양측의 주제는 핵심 광물 공급망이나 첨단기술 협력은 물론 안보영역으로까지 넓어졌다. 한일간 뇌관인 ‘과거사’ 문제에서도 협력이 시작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미 지난 1월 회담에서 일제강점기인 1942년 발생한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와 관련해 수습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양국이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과거사 협력 사례다. 위안부 문제 등 해묵은 과제들이 여전히 지뢰로 남아 있지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하나씩 퍼즐을 맞춰가는 시도 자체로도 의미가 깊다.
한일간 밀착은 거칠어진 국제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필연적 선택이기도 하다. 최근 미중 관계에서 대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친 ‘협상 카드’로 전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추가 무기 판매 승인을 보류하며 “중국에 달린 매우 좋은 협상 칩”이라는 말로 동맹 체제를 뒤흔들었다. 언제든 북핵 문제나 한반도 안보를 두고도 미국이 한국을 저울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동맹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동북아 안보 체제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일 간의 결속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번 안동 회동이 정상 간의 단순한 만남에 그치지 않고 고위급·실무급의 촘촘한 결실로 이어져, 거센 정세의 파고를 넘을 방파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해 오늘] “신변보호 소용없었다”…배관 타고 6층 오른 스토킹 살해범](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6/PS26061100001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