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북부에 위치한 오르홍은 수도인 울란바토르로부터 차로 6시간 거리에 있는 주로, 크기는 서울의 약 1.5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서울의 100분의 1인 10만 명에 불과하다. 바드랄 시술의는 오르홍 지역진단 및 치료센터에서 근무하며 심혈관 질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심혈관 시술의임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조영술을 거의 해보지 못했다. 의료기기들이 오래된 탓에 시술 도중 꺼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심혈관조영술은 엑스레이 영상으로 심혈관을 살피며 진행하므로 시술 도중 엑스레이가 꺼지면 혈관에 삽입한 관의 상태를 알 수 없어 위험하다.
심혈관 시술이 필요한 응급 환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오르홍 지역진단 및 치료센터에서 시술받거나 6시간을 이동해 수도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야 했다. 빠르게 처치하는 게 중요한 심근경색 환자 등은 수도로 이동하다 목숨을 잃기도 했다.
환자들의 상황을 알게 된 오르홍 지역진단 및 치료센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혈관조영실을 마련하고 최신 의료기기들을 채워 넣었다. 남은 건 시술 경험이 적었던 바드랄 시술의의 숙련도를 높이는 일이었다. 그때 나란 에르딘 병원장이 나섰다. 심혈관 시술의 이기도 한 나란 병원장은 3년 전 자신에게 심혈관 시술 연수를 해줬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조정래 교수를 떠올렸다.
조정래 교수는 2016년 대한심혈관중재학회를 통해 몽골 의료진의 심혈관 시술 연수를 맡은 후 꾸준히 몽골 의료진과 소통하며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몽골 심혈관 시술의 사이에서 조정래 교수는 ‘심혈관 시술 베테랑’으로 통한다.
나란 병원장의 연락을 받은 조정래 교수는 곧바로 연수를 맡겠다고 답했다.
◇ 몽골 의료진에 선진 의술 전수
이후 바드랄 시술의는 같은 치료센터 소속인 담비 숙달라이 방사선사와 함께 4월 한 달간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서 심혈관 술기를 익혔다. 두 의료진은 동맥 및 말초동맥 스텐트 시술부터 심근경색 응급 시술까지,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혈관조영실에서 시행된 모든 심혈관 시술에 참관했다. 또 연수를 담당한 조정래 교수와 함께 대한심장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해 이론적 지식도 쌓았다.
바쁘지 않냐는 물음에 바드랄 시술의는 열정 가득한 눈빛으로 답했다. “한국에서 심혈관 조영술을 배울 수 있는 건 절호의 기회예요. 조정래 교수님께 잘 배워서 응급 환자들이 목숨을 걸고 수도까지 가지 않아도 시술받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
몽골로 돌아간 바드랄 시술의는 온라인으로 조정래 교수와 소통하며 관상동맥 시술을 집도할 예정이다. 바드랄 시술의는 “경험이 많은 조정래 교수에게 연수받은 건 정말 좋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한림대강남성심병원과 교류하며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연수를 맡았던 조정래 교수는 “몽골 환자들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흡연과 음주 비율이 높아 심혈관 질환에 취약하다”며 “이번 연수로 몽골의 심혈관 시술 관련 술기 및 의료기반이 강화돼 몽골 환자들의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