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北수복 이후 정권 축출·새 정권수립 연습한다

김관용 기자I 2023.03.12 15:34:59

[5년만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 연습, 13~23일 11일 연속 진행
과거와 달리 위기관리연습에서 '방어' 수준 연습
본 연습은 평양 인근서 북진, 주민 안정화 작전 숙달
5년만에 전구급 한미 연합 야외 실기동 훈련 부활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 양국의 연례 연합 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연습이 12일 자정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이번 훈련은 과거와 달리 사전 훈련 격인 위기관리연습(CMX)을 ‘방어 연습’ 수준으로 실시했다. 특히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군 지휘소 연습(CPX)은 매우 공세적 상황을 부여해 북한 수복과 새로운 정권 창출까지 진행한다는 목표다. 과거 독수리훈련(FE) 수준의 한미 연합 실기동 훈련도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 지휘소 연습은 한국과 미군의 지상·해상·공중 워게임 모델을 연동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진다. 사전에 합의한 훈련 시나리오에 따라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입력해 각종 작전을 컴퓨터 상에서 진행한다. 각급 제대의 지휘관 및 참모를 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한미 군 지휘부는 경기 성남에 있는 벙커 ‘CP탱고’에 집결하고 해외 미군들도 국내로 들어온다. 우리 군 각 부대에서도 서울 합참과 대전 자운대 등에 파견돼 워게임을 진행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해 8월 UFS(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이 진행 중인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CP-TANGO)를 방문해 라캐머라 연합사령관, 안병석 연합사 부사령관을 비롯한 주요 지휘관들과 이동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D+95일’부터 시작…北 정권 수립 절차 연습

그간의 연합 지휘소 연습은 북한이 전면 남침하는 상황을 가정해 전쟁 발발일을 ‘디데이’(D-DAY)로 삼아 훈련을 시작했다. D+30일까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 대피 절차인 비전투원 후송 작전(NEO)과 전방 전투지역을 의미하는 페바(FEBA) 전투를 끝으로 방어 연습을 종료한다. 그 이후 D+특정일까지 반격 연습을 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시간적 제약으로 북한 모 지역을 강제진압하는 것으로 연습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1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휘소 연습은 D+90일 혹은 D+95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연합 작전계획 5단계 중 0~2단계는 건너뛰고 3단계부터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작전계획 0단계는 긴장 억제 및 도발 대비, 1단계는 방어, 2단계는 반격, 3단계 및 4단계는 북한 특정 지역 점령, 5단계는 북한 안정화 작전 및 새 정권 수립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연습은 한미 연합군의 반격 이후 평양 인근에서 북진하는 시나리오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안정화 작전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격작전으로 북한 지역을 수복하고 주민 지원으로 안정화하는 작전을 점검한다는 것이다. 방어보다는 북한 수복과 북한정권 축출 등 공세적인 시나리오로 이번 연습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이번 연습에선 실제 전쟁 발발 시 휴식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주말에도 이어가는 방식으로 23일까지 11일 연속으로 진행된다.

군 관계자는 “과거 연합연습에서도 북한 안정화 작전이 일부 포함됐지만 훈련 전반에 걸쳐 안정화 작전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작전계획에는 있지만, 그간 해보지 않았던 연습이기 때문에 상상하면서 훈련을 진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경상남도 창원시 해군 진해기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단된 대규모 야외기동훈련도 재개

단 기존 방어 연습은 6~9일 실시한 위기관리연습 단계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한미연합연습 전 위기관리연습은 전투준비태세 및 방어준비태세를 뜻하는 ‘데프콘’이 평시 수준인 4단계에서 전쟁 조짐이 있는 3단계로 격상되는 단계를 연습하는 것이었다. 테러 발생과 납치, 원인불명의 사상자 발생, 휴전선 일대 특이동향 포착, 전방지역 총격전 등의 상황 대응 연습을 했다.

그러나 이번 위기관리연습은 북한의 장사정포 및 미사일 도발 징후가 포착될 경우 전시로 전환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제타격을 의미하는 ‘킬체인’(kill chain) 작전을 연습했다는 의미다. 특히 한미 공군은 북한의 미사일로 비행장이 파괴된 상황을 가정한 비상활주로 이·착륙 훈련을 실시하는 등 기존 방어 연습 개념이 적용된 실제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합 지휘소 연습 기간 대규모 야외기동훈련도 병행한다. 20여 개 실기동훈련이 진행된다. 문재인 정부 때 중단된 전구급 연합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FE)이 5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한미는 이번 연합 지휘소 연습 기간 진행되는 실기동 훈련을 ‘전사의 방패 연합야외기동훈련’(Warrior Shield FTX·WS FTX)으로 명명하기로 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WS FTX는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연합방위태세를 확고히 하겠다는 한미 연합군의 능력과 의지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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