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줘도 안 쓴다"는 아베노마스크, 결국 아베도 벗었다

김민정 기자I 2020.08.03 08:52:39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개월만에 결국 아베노마스크를 벗었다. 아베노믹스를 빗대서 아베노마스크로 불리는 이 마스크는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책으로 전 가구에 2장씩 배포한 천 마스크다.

교토통신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아베 총리가 아베노마스크가 아닌 다른 천 마스크를 쓰고 총리 관저로 복귀하는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다.

아베노마스크는 가로 13.5cm, 세로 9.5cm인 거즈 소재의 마스크로 신축성이 없고 코와 입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작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1일 이 마스크를 정부 대책회의에 착용하고 등장, “코로나19 방역용 마스크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모든 가구에 2장씩 천 마스크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바이러스 차단 능력이 떨어지는 천 마스크를 가족 구성원 수에도 상관없이 무조건 2장씩 배포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천 마스크에서는 벌레, 곰팡이,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고, 결국 업체는 전량을 회수해 재검품해야 했다.

(사진=AFPBNews)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20일 자체 조사 결과 후생노동성을 비롯한 정부 관청과 민간단체에 반납되거나 기부된 아베노마스크가 10만 장 가까이 된다고 보도했다.

아베 내각 각료 중에서도 아베 총리를 제외하고는 아베노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에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혼자서만 쓰는 마스크’라는 말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2일 하루 동안 코로나 19)확진자가 총 1332명 발생했다. 하루 1000명을 넘기는 5일 연속이다.

확산 속도뿐 아니라 확산 상황도 일반 시민들을 떨게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에서는 가족들끼리 코로나19를 옮기는 사례가 심야 유흥가에서 감염되는 경우를 처음 넘어섰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도 전국적으로 50%를 넘어서 언제 어디서 코로나19에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특히 수도 도쿄도는 확산세가 두드러지면서 이날부터 31일까지 주류를 제공하는 음식점과 노래방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단축할 것으로 요청했다. 도쿄도는 전날 29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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