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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대통령 사용 권한’(PDA)에 따라 대만에 최대 3억4500만달러 규모의 비축 무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PDA는 안보상 필요가 있을 때 의회 승인 없이도 대통령이 다른 나라 군대에 미군 무기·장비를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이다. 앞서 우크라이나에 PDA를 사용해 무기를 지원한 적은 있지만 PDA를 통해 대만을 지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의회도 행정부가 대만 안보 지원에 쓸 수 있도록 예산 10억달러(약 1조2700억원)를 책정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지원에 대해 “대만이 충분한 자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침공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무기 지원을 환영했다.
미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가 지원될지는 언급을 피했다. 다만 로이터 등은 대만에 MQ-9 리퍼 4대가 지원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리퍼는 날개 길이가 22m에 달하는 대형 무인기로 작전 반경이 1800㎞에 달해 공격과 정찰 등에 두루 쓰일 수 있다.
대만에 첨단 무기가 지원될 가능성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천빈화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민주진보당(대만 여당) 당국은 ‘대만 독립’이라는 분리주의적 입장을 고집하며 미국에 의존해 무력으로 독립하려 하고 미국에 무기 판매와 군사 지원을 구걸하고, 미국과 군사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며 “이들이 하는 일은 대만을 탄약고와 화약통으로 만들고 대만 해협의 전쟁 위험성을 악화시킬 뿐이다”는 성명을 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도 “미국은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일을 중단하고 양안 간 평화와 안정에 위협을 가해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