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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에서 화폐 개혁이 마무리되고 전자 상거래 시장이 커지는 한편, 여성 의복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글로벌 의류업체들이 인도에서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년 전 인도 정부가 유통부문에 대한 해외직접 투자 규제를 완화했을 때 막스앤스펜서와 베네통 같은 유럽 패션 브랜드들이 인도에 들어왔다. 이후에는 망고, 넥스트, 데번햄스백화점, 자라와 마시모 두띠 등을 소유한 인디텍스 등 대형 브랜드가 잇따라 진출했다.
H&M, 갭, 아디다스는 2012년에 인도 정부가 추가로 규제를 완화하자 인도에 들어왔다.
그러나 앞서 진출한 막스앤스펜서는 수입관세가 너무 비싸 인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막스앤스펜서는 대기업 릴라이언스와 손잡고 내수유통을 하는 방식을 썼다.
이러한 유통 문제로 인도에서는 중국보다 해외 브랜드가 훨씬 적게 입점해 있다. 인디텍스는 인도에 18개 매장이, 중국에는 607개 매장이 있다. H&M은 인도에 12곳, 중국에 444곳의 매장이 있다.
두 브랜드는 모두 인도에서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H&M은 중소도시의 중산층 고객을 타겟으로 2020년까지 인도에서 50개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인디텍스가 소유한 자라는 인도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인도 대기업 타타그룹과 제휴한 자라는 2016년 3월 31일로 끝나는 1년 동안 매출이 16.9% 증가한 1억2500만달러를 기록했다. H&M은 인도 진출 1년 만(지난해 11월로 끝나는 1년)에 6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인도에 의류 공장이 있는 인디텍스와 H&M가 해외 브랜드 중에서 인도 도시 여성을 선두로 공략하기 위해 가격을 공격적으로 내린 덕분이다.
인도 젊은이들 사이에 서양식 의복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는 것도 한 요인이다. 뉴델리의 H&M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던 데비카 쿤두(28)는 전통의상을 입은 어머니에게 서양식 의복을 입을 것을 권했으며 그의 어머니도 “서양식 옷을 입으면 남성에게 더 존중받고 자립할 수 있다”며 딸의 의견에 동의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50%의 여성이 전통의상을 입고 있어 해외 브랜드가 틈새 시장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또 인도의 중산층이 2001년에서 2011년 사이에 1%에서 3%로 증가하는데 그쳐 같은 기간 3%에서 18%로 늘어난 중국에 비해 구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인도에 진출한 해외 업체들에게 컨설팅을 해주는 바카르 나크비는 “인도 소비자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브랜드가 성공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더이상 해외 브랜드에 대한 열망이 없기 때문에 유명 해외 브랜드라고 해도 그것은 첫인상일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