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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노동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노란봉투법 관련 사건에 대한 이의신청이 접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을 다툰 첫 1심 결과는 공공부문의 경우 지난달 2일, 민간부문의 경우 지난달 7일 나왔다. 판정서가 나오기까지 한 달가량 소요된다는 점에서 최근 노사는 순차적으로 판정서를 전달받고 세부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사건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판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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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위가 대부분 노조의 손을 들어주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린 만큼 재심 신청은 원청에서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10일 기준 노동위가 하청노조의 시정신청을 인용한 사건은 27건 중 25건(92%)에 달한다. 단 2건을 제외하고 모두 원청이 하청노조와 직접 교섭을 해야 한다는 판정을 내린 셈이다.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원청 두 곳은 중흥토건과 중흥건설로, 타워크레인 조종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
배가 없다고 봤다. 노동계 관계자는 “지노위 판정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경우 노조 측에서 굳이 이의신청을 할 이유는 없다”며 “원청에서 판정서 내용을 보고 이의신청을 넣을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 시행 이후 지노위별로 4년 치 심판 사건이 두 달 만에 물밀듯 들어오면서 일부 사건의 경우 판정서 송달이 늦어지고 있다. 노동위법에 따라 판정서는 판정회의가 종료된 이후 3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지난달 7일 인덕대와 성공회대를 대상으로 서울지노위가 사용자성을 인정한 사건 판정서는 이달 6일이 아닌 8일 전달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시한을 이틀 넘긴 셈이다. 노동위 관계자는 “시차가 있을 순 있다”며 “지금까지는 최대한 맞춰서 발송하려고 하는데 법 시행 이후로 사건이 많아지면서 이마저도 지금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위는 사건 판정 결과를 당일 오후 노사 당사자에게 ‘인용’ 또는 ‘기각’ 등만 간단하게 문자로 통지한다. 결정 여부를 빠르게 알려주기 위한 취지이지만 구체적인 결정 사유는 판정서를 봐야 하는 탓에 원·하청 교섭 속도에 제동이 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용자성이 인정됐다고 해도 의제별로 사용자성이 다를 수 있어 원청도 판정서를 보고 교섭 절차를 개시할 건지, 아니면 이의신청을 통해 재심을 받을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덕대와 성공회대도 아직까지 하청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사업장에 개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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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사건들이 재심 단계에 진입했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법적 분쟁이 나타날 전망이다. 노동 사건은 사실상 ‘5심제’로, 지노위-중노위 단계를 거쳐 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 등 행정소송으로 이어진다. 만약 원청이 중노위의 재심 판정에도 불복하면 행정소송 절차까지 밟아야 하기 때문에 최종 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김덕호 성균관대 교수는 “특히 기업의 경우 쉽게 사용자성을 받아들이지 않아 행정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하청노조의 교섭요구를 받은 원청은 400곳으로 △민간 223곳(56%) △공공 177곳(44%)이다. 공공 부문에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기관은 13곳으로 공공에서조차 여전히 교섭 절차를 개시하지 않은 기관이 164곳에 달한다. 1심 판정문이 속속 공개되기 시작하면 이를 바탕으로 비슷한 사례에 해당하는 하청노조들의 시정신청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사용자성 인정 기준인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다 보니 현장에서는 사용자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빈발하고 있다”며 “중노위 판정이나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노사관계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와 운영 계획 수립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불확실성은 기업의 해외 이전을 부채질하고 투자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외국계 경제단체들도 한국 노조법의 예측 가능성 부족이 투자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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