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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소형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상공에서 충돌해 추락하며 탑승자 67명 전원이 사망했다. 워싱턴 사고 이틀 만인 같은 달 31일(현지시간)에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도 6명이 탑승한 소형 여객기가 도심 번화가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전원과 지상에 있던 1명이 사망했고 이날까지 최소 19명 이상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한 달 전 발생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기 사고가 잇따라 터지며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설 연휴 기간 일본 여행 후 귀국 직전 사고 소식을 접했다는 강모(23)씨는 “내가 탄 비행기도 사고가 날 까봐 심장이 뛰어 기내에서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제주도 가족 여행을 준비하던 이진(39)씨는 수수료 75만 원을 감수하고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편하게 타던 비행기인데 이제는 무섭기만 하다”며 “출발 전부터 사고를 걱정하면서까지 여행을 가고 싶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패키지 여행을 취소할지 고민 중이다’는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SNS에는 비행기 공포증으로 신혼여행 취소를 고민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 글 작성자는 “신혼여행을 위해 표를 발권해뒀지만 항공기 사고를 많이 접해 취소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며 “신혼여행을 가기 싫어지는 마음이 더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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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포비아는 당분간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행기 사고의 특성상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행기는 자동차보다 사고 가능성이 더 적지만 생존 확률은 지나치게 낮다 보니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큰 사고가 계속 발생해 무섭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며 “아직 대규모 취소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포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고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허 교수는 “요즘 항공기 사고가 많아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항공기 사고는 자동차 사고보다는 흔치 않다”며 “사고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