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 “글로벌 백신기업에 ‘셀빅’ 공급”

송영두 기자I 2024.09.11 13:40:54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대표 바이오 소부장 기업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이 글로벌 백신 제조기업 인도 세럼 인스타 인스티튜트 오브 인디아(Serum Institut of India·SII)와 일회용 바이오리액터 셀빅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는데, 세계에서 세럼사 조건을 충족하는 일회용 바이오리액터는 셀빅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럼사 요청으로 생산시설 증설에도 나섰다.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사진=마이크로디지탈)


9일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는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세럼사와 셀빅 공급을 위한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고, 향후 인도 시장 내 여러 기업과 추가 계약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선 지난 6일 마이크로디지탈은 세럼사 구매 및 생산 총괄 임원진이 경기 성남시 소재 자사 GMP 생산시설을 방문해 현장실사(audit)를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세럼사와는 지난해 처음 만나 1년 반 동안 여러 협의를 해왔다. 지난해 4월 뉴욕에서 열린 ‘인터펙스(INTERPHEX) 2023’ 전시회에서 세럼사와 접촉했고, 이 자리에서 세럼사는 셀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셀빅 관련 상당히 많은 데이터를 요청했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이번 계약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이번 계약으로 셀빅을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월 첫째주 또는 둘째주에 공급할 예정이다.

세럼사는 미국 외 미국 백신을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는 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이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 코비실드를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한 바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신을 생산 및 공급하고 있고, 글로벌 6위 CMO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세럼사는 일회용 바이오리액터를 4000개 정도 운영 중인데, 동물세포 전용과 미생물 전용 제품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세럼사는 더욱 폭넓은 생산을 위해 동물세포와 미생물을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을 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향후 일회용 바이오리액터 모두를 차세대 제품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세럼사는 따로 분리돼 있던 동물세포 전용 리액터와 미생물 전용 리액터를 통합하고 싶어했다. 자체적으로 협력 중인 자회사와 유수 대학에 기술 개발 의뢰까지 했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재 일회용 바이오리액터 중 동물세포와 미생물을 동시에 적용가능한 제품은 마이크로디지탈의 셀빅밖에 없다. 따라서 셀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바이오 소부장 분야에서 20년간 묵묵히 기술 개발에 나서 세포배양에 꼭 필요한 세포배양기를 국산 기술로 개발했다. 셀빅은 세계 최초 Free Rocking 방식(Rocking + Orbital)을 활용한 바이오리액터로 기존 경쟁제품들의 단점은 배제하고 장점을 극대화한 장비다. 좌우, 상하,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자유로운 믹싱시스템을 구현해 1000ℓ급 대용량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또 배양기(Bag) 내에 임펠러가 없어 세포가 자라나기에 최적의 환경을 구현해, 다양한 배양 조건에서도 순도 높은 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셀빅은 크기(1ℓ~1000ℓ)에 따라 대당 가격이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대 5억원 정도다. 여기에 일회용 배양백은 소모품으로 장비 1대당 평균 5일~2주 간격으로 비닐백을 소모하게 된다. 셀빅의 이익률은 사토리우스, 다나허 등의 글로벌 기업 제품 대비 높은 50%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세포배양기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400억 달러 규모다. 이 시장은 고정형 스테인리스 세포배양기(시장 비중 72.5%)와 일회용 세포배양기(시장 비중 27.5%)로 구분되는데, 고정형의 경우 성장률이 약 8% 정도지만, 일회용 시장은 연 25%를 상회하는 고성장 시장이다.

세럼사는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생산량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디지탈은 선제적으로 생산시설 증설에도 나섰다. 김 대표는 “세럼사는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주문이 몰린다면서 생산 규모 확대를 원했다. 이와 관련한 코멘트가 6월 초부터 있었다”면서 “생산시설 증설을 위해 최근 150억원 규모 자금 조달을 결정했고 2주만에 자금이 들어왔다. 현재 약 150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는 생산시설을 약 350억원 규모가 가능한 수준으로 증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마이크로디지탈은 매년 실적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43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89억원, 지난해 108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9억원으로 턴어라운드까지 달성해 바이오리액터 생산 추가 증설로 향후 최대 300억원대 매출도 바라볼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김 대표는 이번 세럼사와의 계약을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해, 향후 추가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럼사와의 조건부 계약은 초기에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지만, 지속적으로 규모가 확대될 것이다. 세럼과의 계약으로 레퍼런스를 확보하게 됐다”며 “세럼사 외에도 인도 13개 기업과 바이오리액터 공급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세럼사는 인도 CMO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협의 중인 계약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계약은 글로벌 시장점유율 10% 목표 달성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