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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앞에선 눈길 한번 안주더니"...양재웅 사과에 유족 분노

박지혜 기자I 2024.07.30 10:02:2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유명 정신과 의사 양재웅 씨가 자신이 운영 중인 병원에서 일어난 환자 사망 사건에 대해 사과한 가운데, 유족은 “뒤늦은 언론플레이를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27일 새벽 강박 조처되는 환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30일 한겨레에 따르면 숨진 환자 박모(33) 씨 어머니는 “유족의 전화번호도 알면서 한 번도 사과는커녕 앞에 나오지도 않고 변호사 통해 이야기하더니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니까 뒤늦게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 오전 병원 앞에서 내가 시위할 땐 곁을 지나가며 눈길 한번 안 줬던 사람”이라며 “전혀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라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오전 3시 30분께 양 씨가 운영하는 부천 한 병원에서 30대 여성 박 씨가 숨졌다.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한 지 17일 만이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박 씨가 병원 1인실에서 배를 잡은 채 문을 두드리자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들어와 안정제를 먹이고 손발과 가슴을 침대에 묶는 모습이 담겼다.

2시간 뒤 박 씨가 배가 부푼 채로 코피를 흘리는데도 결박만 풀어줄 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의식을 잃은 박 씨는 끝내 숨졌다.

박 씨가 의식을 잃은 걸 확인한 직원들은 맥박을 재고 손발을 주무르다 5분 뒤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20분쯤 지나서야 제세동기를 사용하는 장면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 유가족은 “유명한 정신과 의사고 중독 프로그램에 대해서 얘기했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왔다”며 “누가 봐도 그 배가 이상한 건데, (다른)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해야 할 거를 죽는 그 시간까지 1인실에 묶어 놓고 약만 먹였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박 씨가 만성 변비 환자인 데다 복통 호소도 지속적으로 한 게 아니어서 장폐색을 의심하기 어려웠고 사고 당일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한 상황이다.

박 씨 유족은 지난달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양 씨 등 의료진 6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 시신 부검을 통해 “가성 장폐색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정신과 의사 양재웅 씨 (사진=미스틱스토리)
양 씨는 전날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를 통해 “우선 W진병원에서 입원 과정 중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본인과 전 의료진들은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으며, 고인과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져계실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진행되고 있는 수사에 본 병원은 진료 차트를 비롯해 당시 상황이 모두 담겨있는 CCTV 제공 등 최선을 다해 외부 기관과 협조에 임하고 있다”며 “고인에 대한 치료 과정 및 발생 사건에 대한 구체적 상황은 현재 수사 진행 중이기 때문에 치료 경위에 대한 추측성 글 및 자극적인 보도는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현 의료법상 의료인은 환자 진료 내용을 누설할 수 없는 의무가 있기에 질의하신 사항에 대해 세세하게 답변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양 씨는 “병원장인 본인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진은 향후 진행될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 성실하게 임할 것이며 이에 따른 의학적, 법적 판단에 따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각각 조사한 뒤 의료 전문기관 자문을 거쳐 병원 측 행위가 A씨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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