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내국세 규모가 커진 만큼 이제는 20.79%라고 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구조 연동을 깨서 새롭게 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정부 의견이 조율되면 이걸 법안 형태로 내서 국회 심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는 해묵은 이슈다. 기획예산처는 내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역대급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박 장관이 연동제의 사슬을 끊는 데 성공하면 박수를 받을 만하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상 정부는 법인세·소득세 등 내국세 총액의 20.79%를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줘야 한다. 내국세 연동제는 1972년 법을 만들 때부터 있었다. 반세기 전 개발시대에 정부는 인재 양성에 전력을 쏟았다. 연동 비율은 11.8%에서 출발해 수차례 개정을 거쳐 2020년 20.79%까지 높아졌다. 넉넉한 교육 재정 덕에 초중고 무상교육, 무상급식 제도도 큰 차질없이 도입됐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내국세 연동제는 역기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근본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에 있다. 1972년 1000만 명을 웃돌던 학생 수는 현재 480만 명으로 급감했다. 그럼에도 교부금은 경제 규모가 커진 덕에 꾸준히 늘었다. 올해 중동전쟁에 대응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도 초과 세수 중 4조 8000억원이 교부금으로 자동 편성됐다.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아무리 늘어도 그중 20.79%는 교육청 몫이다.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54년 전 연동제를 도입할 때는 인구가 팽창했다. 지금은 인구감축기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교육단체의 반발은 이해하지만 국가 재정의 효율성 제고라는 대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교부금 총량을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증가시키되 학령인구의 변화를 반영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상성장률은 1954년 이후 1998년(외환위기)에 딱 한 번 역성장했다. KDI 안을 적용하면 연동제를 끊어도 교부금 총량은 줄지 않는다. 사실 연동제 폐지는 기획예산처 혼자 힘으론 벅차다. 필요하면 국무조정실과 청와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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