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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는 사업 구상을 다듬는 단계부터 투자자와 고객에게 제안하는 단계까지 창업 과정 전반을 안내한다. 온라인 공간에는 HBS 콘텐츠와 수강생 커뮤니티, 강사를 ‘대신하는’ AI 에이전트가 마련돼 있다. 투자 유치 발표나 영업 통화, 이사회 회의를 강사의 AI 아바타와 화상으로 연습할 수도 있다. 창업 경험자와 투자자, HBS 교수진이 매주 실시간 세션을 이끌지만, 온라인 포털의 목적은 AI를 활용해 수강생의 창업을 돕는 데 있다.
하버드가 이런 시도에 나선 것은 매년 900명 안팎만 뽑는 MBA 과정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시도는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로펌은 물론 한 교회까지 AI 활용을 실험하고 있으며,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발 킬머의 AI 버전이 최근 시대극에 등장하기도 했다.
수강생들의 반응은 개발진의 예상을 넘어섰다. 카타리나 링스 파운드리 프로젝트 디렉터는 시험 운영 과정에서 AI 챗봇에 교수 사진을 붙이는 것만으로 이용률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AI를 훨씬 선호하고, 특정 인물의 자료에 기반한 경우 더 신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가 수강생에게 아첨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은 별도의 과제였다. HBS는 상대평가로 유명한 만큼, 대형 언어모델의 흔한 특성인 비위 맞추기를 의도적으로 걷어냈다는 것이 프로젝트 공동 책임자인 톰 아이젠먼 교수의 설명이다.
아이젠먼 교수는 AI 에이전트가 워낙 까다롭게 설계돼 첫 시도에 통과한 창업 아이디어가 사실상 없다는 점을 수강생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는 10시간을 붙들고 계속 시도하기도 한다”며 “훌륭한 일이지만 그게 핵심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낯선 방식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미 AI에 조언을 구하던 이들은 HBS 버전이 자신의 필요에 더 맞는다고 평가했다.
보스턴대에서 기계공학 박사과정을 밟는 프라나브 술타니아는 수중용 전자기 추진 시스템을 수년간 개발하다 학교 창업지원센터를 통해 파운드리를 접했다. 그는 엔지니어로서 활용처를 많이 제시할수록 사업성이 있어 보인다고 여겼지만 AI 아바타가 하나만 골라 부각하라고 압박한 덕에 발표 내용을 좁힐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복제본이라도 원할 때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기기를 만드는 이니아바이오사이언스의 드라가나 사비치 창업자는 이미 100만달러(약 13억 9000만원) 넘는 투자를 유치한 상태에서 파운드리를 시작했다. 그는 이사회와 투자 발표를 아바타와 모의로 해보는 기능이 가장 좋았다며 “실제 상황에 들어가기 전에 충분히 짚어볼 수 있다”고 했다.
AI가 이끄는 강의지만 가장 인기 있는 기능은 따로 있었다. 아이젠먼 교수는 수강생들이 서로 대화하는 게시판이 가장 많이 쓰인다며 “AI를 좋아하고 많이 배우고 있지만, 결국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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