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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 양육비 월 58만원…10명 중 7명 "한 번도 못받아"

이지은 기자I 2025.03.30 12:00:00

여가부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발표
자녀 연령 높을수록 교육비 증가…사교육 비중 커져
월 소득, 전체 가구 60.3% 수준…고용 안정성 낮아
7월 선지급제 시행 시 저소득층 월 최대 43만원 지원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우리나라 한부모가족은 자녀 양육비로 월 평균 약 58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나이가 많을수록 양육에 드는 비용이 커졌으나, 모든 자녀 연령대에서 한부모들이 입모은 가장 큰 어려움은 ‘양육비·교육비 부담’이었다. 전체 한부모 10명 중 7명은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으며, 양육비 이행 확보를 위해 시급한 제도로는 ‘양육비 긴급 지원 확대 및 선지급제 도입’을 응답했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자녀 연령 높을수록 교육비 증가…사교육 비중 커져

여성가족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부모가족 실태조사는 국가승인통계로 3년 주기로 이뤄지며, 지난해는 3월부터 12월까지 만 1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전국 한부모가족 가구주 331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한부모가족이 지출하는 월 평균 양육비는 58만 2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처음 조사한 항목으로, 가족과 함께 지출하는 숙식비 등 공통지출액이 제외된 1인당 18세 이하 미성년 자녀의 양육을 위한 직접적인 지출 비용을 의미한다. 자녀 연령별로 보면 △미취학 46만 1000원 △초등학생 50만 5000원 △중·고등학생 66만 1000원으로, 나이가 들수록 돌봄 비용은 줄어들지만 교육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양육에 있어서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의 학원 이용률은 39.2%로 직전 조사였던 2021년(17.6%)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중·고등학생 자녀의 일과 후 주요 활동도 ‘학원·과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46.6%로 절반 수준에 달했다. 미취학 자녀의 경우 어린이집, 유치원 등 시설 보육 이용률이 87.1%에 육박했다.

이에 한부모 10명 중 8명꼴로 자녀 양육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양육비·교육비’ 부담을 꼽는 실정이다. 이혼한 남편이나 아내 등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이행받지 못하는 경우도 여전히 잦다. 최근 1년간 법적으로 결정된 자녀 양육비 지급 채권을 소유한 경우는 30.2%로 3년 전(21.3%) 대비 8.9%포인트 늘어났고, 이 경우 10명 중 8명은 실제로 양육비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채권이 없는 경우 비율은 2.6%까지 급감했다. 채권 보유 여부와 관계 없이 미혼 또는 이혼 한부모의 71.3%는 양육비를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 가운데 71%는 양육비 이행 확보를 위해서는 양육비 긴급지원 확대 및 선지급제 도입이 급선무라고 응답했다. 면접교섭지원 서비스와 제재를 강화하라는 응답이 각각 17.5%, 10.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현금성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한부모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지원에 대한 1순위 응답도 ‘생계비·양육비 등 현금지원’이 66.9%로 압도적이었다.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 (자료=여가부 제공)
◇월 소득, 전체 가구 60.3% 수준…고용안정성 낮아

한부모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294만 6000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 처분가능소득(488만 7000원) 대비 60.3% 수준에 그쳤다. 2021년(58.8%)보다 비율이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금융자산과 부동산,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액은 1억 1568만 4000원으로 전체가구(4억 4894만원)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자신의 집을 보유하고 있는 비율도 23.6%로 전체 가구(57.5%)의 절반 가량에 불과했다.

한부모 10명 중 8명 이상이 취업 중(83.9%)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고용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평균 근로소득은 3년 전보다 18만 9000원 늘어난 244만 4000원으로 집계됐지만, 전체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312만 8000만원)에 비해 낮았다. 임시·일용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한부모(30.8%)가 전체(19.9%)에 비해 높았고, 한부모가 재직 중인 사업장은 1~4인 35.1%, 5~9인 23.8%로 비교적 소규모인 곳들이 많았다.

한부모의 평균 연령은 43.6세로 이혼 상태인 경우가 84.2%로 대다수였다. 학력으로 보면 △고졸 50.3% △대학 이상 46.7% △중졸 이하 3% 등으로 대학 이상인 비율은 2012년(23.8%) 첫 조사를 실시한 이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가구 구성별로는 모자중심가구가 68.7%로 부자중심가구(31.3%)의 두 배를 웃돌았다. 키우고 있는 자녀 수는 평균 1.5명이었다.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 (자료=여가부 제공)
◇7월 선지급제 시행 시 저소득층 월 최대 43만원 지원

여가부는 올해부터 기준 중위소득 63% 이하의 저소득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아동양육비 지원 금액을 자녀 1인당 월 23만원까지 인상했다. 이들이 오는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양육비 선지급제(정부가 자녀 양육비를 우선 지급하고 비양육자로부터 추후 회수하는 제도) 대상자가 되면 매월 최대 43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 예정이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배호중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저출산연구센터 박사는 “양육비 선지급제로 인한 기대 효과는 자녀에 대한 안정된 양육”이라며 “같은 금액을 받더라도 정기적으로 나오고 국가가 지급한다고 하면 가계 생활을 꾸리는 데 있어서 안정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홀로 생계와 양육을 책임지는 한부모 가구의 어려움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양육비선지급제를 비롯해 관련 정책을 세심히 살피고 필요한 지원을 지속 확대해 한부모가족이 보다 안정적으로 자녀를 양육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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