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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발언 논란’ 이기혁, 귀국길 사과…“말의 무게 생각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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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10.04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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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박승수도 SNS로 사과
축구협회 “소양·윤리 교육 강화”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시안게임 우승 직후 병역 혜택을 강조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귀국길에 고개를 숙였다.

대표팀 주장 이기혁은 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뒤 취재진에게 “주장인 만큼 제가 말의 무게를 생각하고 얘기했어야 한다”며 “국방의 의무를 쉽게, 가볍게 여긴 건 아니다”라고 사과했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이기혁. 사진=연합뉴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이기혁. 사진=연합뉴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직후 대회 기간 대표팀 내 있던 전역모를 쓰고 자신의 SNS에 올린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박승수. 사진=박승수 SNS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직후 대회 기간 대표팀 내 있던 전역모를 쓰고 자신의 SNS에 올린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박승수. 사진=박승수 SNS
사진=안철수 SNS
사진=안철수 SNS
이기혁은 전날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방송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못 땄으면 한국에 돌아가서 입대가 9일 남았었다”며 “마음이 무거웠는데 짐을 덜어내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웃으며 금메달을 들어 올리고 “군대 안 갑니다”라고 외쳐 비판을 받았다.

양민혁도 SNS를 통해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고 사과했다. 그는 “병역 혜택이 제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질 수 있었던 여러 동기 중 하나였다는 뜻이 잘못 전달됐다”며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양민혁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 거둔 성과보다 개인의 병역 혜택을 앞세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던 박승수도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팬 분께서 주신 모자를 받아 쓰게 됐다”며 “금메달을 딴 기쁨과 벅찬 마음이 너무 컸고, 그 순간 모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사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계신 분들을 조롱하거나 그 노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은 없었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사과문을 냈다. 협회는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과 인터뷰로 많은 국민 여러분과 현역 장병들께 실망과 상처를 안긴 점 깊은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예술·체육요원의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하고 국가대표 소양·윤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1대0으로 꺾었다. 하지만 경기 직후 나온 일부 선수의 발언과 게시물이 우승 못지않게 주목받으며 논란을 낳았다.

후폭풍은 정치권으로 이어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군대가 혐오시설이냐, 사람이 못 갈 곳이냐, 매년 입대하는 수많은 청년은 모두 호구냐”고 썼다. 이어 “아시안게임 군 면제, 이제 재고해야 한다”며 “면제 없이도 우승하고 금메달 따오는 선수도 많지 않나”라고 했다.

선수 개인의 언행을 넘어 국가대표 관리와 교육이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소양 교육을 통해 인터뷰 스킬부터 교육을 많이 했지만, 모든 선수의 발언을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은 발언”이라며 “국가대표 선수답게 표현에 품위를 갖추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으로 체육선수 병역 특례의 형평성 문제도 다시 쟁점이 됐다. 현행 제도는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예술·체육요원 편입 자격을 준다. 현역 복무 대신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되,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특기를 활용한 봉사활동 544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선수들이 표현한 ‘군 면제’와 달리 병역 의무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무대에서 경쟁하는 선수의 경력을 보호한다는 제도 취지와 병역 의무의 형평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논쟁은 대회 전부터 이어져 왔다. 선수들이 선을 넘은 말과 행동으로 인해 제도의 적용 기준을 다시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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