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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원펑은 1985년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나 저장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2015년에 친구들과 함께 ‘하이-플라이어’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여기서 컴퓨터 트레이딩과 딥러닝 기법을 결합해 80억 달러(약 11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며 성공을 거둔 그는, 이후 펀드 내 소규모 AI 연구소를 분리해 2023년 5월 딥시크를 창립했다.
딥시크의 급성장은 엔비디아 GPU를 비축한 뒤 이를 활용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훈련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뤄졌다.
특히, 딥시크의 R1 모델은 2024년 AIME(미국 수학경시대회)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o1’을 근소하게 앞서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딥시크는 적은 비용으로도 우수한 AI 성과를 달성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딥시크-V3 모델의 개발에 소요된 비용은 약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로, 메타의 ‘라마(Llama) 3’ 모델 훈련에 투입된 비용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딥시크의 AI 혁신을 가능하게 만든 핵심 기술은 ▲기존 AI가 소수점 32자리까지 기록하는 대신 8자리로 기록해 메모리 사용량을 75% 절감 ▲기존 AI가 단어를 하나씩 읽는 방식에서 벗어나 문장을 한 번에 처리하는 멀티 토큰 시스템 도입 ▲모든 정보를 한 모델이 처리하는 방식 대신 필요에 따라 전문가 시스템을 호출하는 방식 ▲모든 기술을 오픈 소스로 공개해 누구나 검증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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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술 혁신 덕분에 딥시크는 AI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AI 추론용 칩의 수요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의 하정우 센터장은 “이같은 AI 대중화는 AI 인퍼런스(학습용) 칩 시장의 빠른 확대를 예고한다”며, “이 흐름이 미국의 글로벌 AI 규제나 무역 장벽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딥시크의 기술 혁신은 더 이상 대형 기업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소규모 기업들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드롭박스의 모건 브라운 AI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와 같은 더 많은 하드웨어를 투입하기보다는 (소프트웨어적으로)더 똑똑하게 접근하는 방법에서 출발한 혁신이 딥시크의 성공을 이끌었다”며, “이제 AI 개발은 소규모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는 분야가 됐다”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의 잭 클락 공동 창업자는 “드론이나 전기차처럼, 중국에서 개발된 대형 AI 모델이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