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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오피스단지 성패는 강남 접근성·물량 소화에 달렸다

김성수 기자I 2025.01.25 08:20:00

[서울 오피스 지형도가 바뀐다]④
마곡, 강남까지 1시간…대규모 물량 부담
유사 사례 보면…임대안정화 3~5년 소요
''광운대역세권 개발'' GTX-C 호재 ''안갯속''
공사비 급등·자금조달 문제로 착공 ''난망''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서울 마곡, 노원에 새로 공급된 대규모 오피스 단지가 활성화되려면 강남 등 주요 지역과의 ‘접근성 개선’ 및 ‘물량 소화’가 관건이다.

마곡, 노원이 각각 서울 서부, 동북부에 위치해서 강남까지 이동시간이 걸리고, 특히 마곡은 단기에 대규모 물량이 공급된 만큼 임차인을 다 채우는 데 시간이 필요해서다. 노원구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개통 호재가 있지만 자금조달 어려움이 있어서 실제 개통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 마곡, 강남까지 1시간…대규모 물량 부담

24일 상업용부동산 종합서비스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신축 자산을 포함한 오피스 공실률은 작년 3분기 기준 76.6%로 집계됐다.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공급이 발생해 공실률이 급등했다.

마곡에 새로 공급된 오피스 단지의 임대시장이 안정되려면 강남 등 주요 지역과의 ‘이동시간 단축’ 및 ‘공급물량 소화 시간’이 필요하다.

마곡 마이스단지 개발 현황 (자료=삼성증권 보고서)
마곡은 서울 서쪽에 치우쳐져 있어서 강남까지 이동 시간이 걸린다. 서울지하철 9호선·경의중앙선 환승역 마곡나루역에서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 강남역까지는 9호선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40분 정도 걸리지만, 급행을 타지 않으면 1시간이 넘는다.

5호선 마곡역에서 강남역까지 이동 시간도 1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게다가 마곡은 마곡도시개발사업구역 내 특별계획구역(CP1~CP4)에 대형 오피스 공급 시기가 한꺼번에 겹쳐서 임대차 물량을 소화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CP4블록에는 작년 9월 ‘원그로브’가 준공된 데 이어 CP1블록에 ‘코엑스마곡 르웨스트’ 오피스가 들어섰다. 또한 CP3-2블록에는 ‘케이스퀘어 마곡’이 작년 10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가 있다.

여의도 IFC는 다수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들이 입주한 3개의 사무동과 콘래드 서울 호텔 건물, IFC몰로 구성돼 있다. One IFC는 32층, Two IFC는 29층, Three IFC는 55층 규모다. 당시 IFC에 3동의 오피스가 한꺼번에 공급돼서 임차인이 다 채워지기까지 3~5년 걸렸다.

IFC는 지난 2012년 8월 준공됐다. IFC 서울에 따르면 건물의 오피스 공실률은 2016년 11월 기준 35%로, 여의도 권역(YBD) 평균 공실률(25%)을 넘어섰다. 그러나 2022년 12월에는 IFC 오피스 공실률이 0%을 기록해 여의도 평균(4%)을 밑돌았다.

알스퀘어는 “마곡과 유사하게 정책적으로 조성된 업무지역으로 상암, 판교가 있다”며 “두 사례를 보면 주요 사무실이 임대 안정화를 이루기까지 최장 14개 분기가 소요됐다”고 분석했다.

◇ ‘광운대역세권 개발’ GTX-C 호재 ‘안갯속’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85-7 일대 진행되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GTX-C 개통 호재가 현실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곳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동북권에서는 처음으로 대기업 본사가 생기는 것. 상업·업무용지(1만9675㎡)에는 지하 5층~지상 15층, 연면적 19만2347.18㎡ 규모 판매시설(저층), 업무시설(중층), 호텔 등 관광숙박시설(최상층) 등이 건립된다.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사업 조감도 (자료=서울시)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는 2028년 단지가 준공되면 이 곳으로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회사 본사는 용산역에 있으며, 18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다만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에서는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 강남역까지 한 번에 이동하는 교통수단이 없어서 환승을 해야 하고, 이동 시간도 1시간 정도 걸린다.

향후 광운대역에 GTX-C가 개통하면 강남까지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3조4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작년 1월 착공식을 개최한 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실제 착공을 하지 못해서다.

GTX-C노선의 공사 기간은 60개월로 예정돼 있다. 정부가 약속한 개통 연도는 2028년이다. 공사 기간과 개통일을 고려하면 착공식이 열렸던 작년 1월 실제 착공을 했어야 공기를 맞출 수 있다.

그러나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사업시행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했던 시점보다 사업성이 악화됐다. 현대건설이 1조2263억원 규모의 GTX-C 민간투자시설사업 공사를 수주했다고 공시한 시점은 지난 2023년 9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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