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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내연기관車 15억대..“탄소중립 위해 바이오에탄올 활용해야”

김성진 기자I 2023.07.11 09:38:43

11일 광화문서 ‘친환경연료 심포지엄’
바이오에탄올 활용 법제화 의견 제시
지속가능항공유 생산에도 큰 도움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글로벌 탄소중립(탄소순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인 바이오연료(Biofuel)의 적극적인 사용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바이오연료란란 사탕수수·옥수수와 같은 곡물이나 식물·나무·해조류·축산폐기물 등에서 기름을 뽑아내거나 발효·추출시키는 방식으로 만드는 연료을 말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의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지만, 운행 중인 차량 15억대 대부분은 여전히 탄소연료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항공, 해운 분야처럼 전동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서는 바이오연료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 위해 에너지원 다양화

11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주한미국대사관, 미국곡물협회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연료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세계 각국의 친환경연료 정책 동향과 한국의 현황을 살펴보고, 수송분야에서의 탄소 저감을 위해 우리 실정에 맞는 현실적인 정책 대안과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강연자들과 토론 패널들이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
이날 국회 산자위 소속 한무경 의원은 “기후 위기에 직면한 글로벌 사회는 탄소 감축을 위한 정책 수립과 대안 제시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에서도 수송부문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연료 전환에 앞서 기술경쟁력 강화 및 경제성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정책 지원에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유영숙 한국바이오연료포럼 회장(전 환경부장관)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에너지원을 찾아내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도 탄소 배출 감소, 대기 질 개선, 연료 가격의 안정과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위해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을 혼합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 1부에서는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바이오에탄올 정책 추이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국, EU, 일본, 중국 등을 비롯한 세계 60개국에서 대기 환경 개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바이오에탄올을 도입하고 있다. 이중 47개국이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 사용 법제화해야”

반면 우리나라는 바이오디젤 혼합정책은 도입했지만 지난 수년간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에탄올 정책도입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바이오디젤에 이어 바이오에탄올의 사용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주를 이뤘다. 바이오에탄올은 식물의 전분과 탄수화물을 이용해 생산한 에탄올로 휘발유에 혼합해 사용 가능한 대체연료다.

이의성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 아르곤연구소 박사는 “바이오에탄올 원료의 생산부터 최종 자동차의 연소에 이르는 전주기 분석 결과, 바이오에탄올이 휘발유보다 약 44~46%의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위 면적당 바이오에탄올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비료나 에너지 사용은 줄고 있어 바이오에탄올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은 줄고 있다”고 말했다.

르웨나 토레스 오도네즈 에탄올 기술 자문 컨설턴트는 “미국은 지난 50여 년간 바이오에탄올이 10% 혼합된 연료를 사용해왔고 필리핀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같은 연료를 오랜 기간 사용했지만 자동차나 공급 인프라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21년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차량이 바이오에탄올 혼합 연료를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지속가능 항공유 생산에도 바이오에탄올

재생 합성연료(E-Fuel),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다양한 친환경연료를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기형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전기·수소차가 탄소중립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기나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탄소 배출이 증가하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며 “이에 탄소 배출이 없고 기존 연료 공급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재생 합성연료가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활발히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병인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는 “전기차에 비해 내연기관을 대체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27% 저렴한 만큼 탄소중립의 수단으로 전기차에만 의존하기 보다 재생 합성연료 같은 대체 연료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효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지속가능항공유(SAF)에 대한 각국의 정책동향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프레드 가탈라 워터폴 그룹 파트너는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도 SAF 관련 목표를 수립한 상태”라며 “탄소 감축과 경제적인 효율 측면에서 분석해 보았을 때 바이오에탄올은 SAF 생산에 있어 가장 적합한 원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는 “바이오에탄올의 혼합 사용은 2050 넷제로 목표를 위해 자동차와 정유산업의 연착륙을 위한 현실적인 탄소 저감 대안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오에탄올은 석유제품과 화학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석유제품과 혼합을 전제로 생산 및 공급된다”며 “정유업계와의 상생이 전제돼야 바이오에탄올이 신재생에너지연료 의무혼합제도(RFS)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바이오연료의 효율적인 이용과 원료 수급을 위한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과 연구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들이 제시됐다.

최근 에너지 안보와 현실적인 탄소중립 대안 모색, 친환경 소재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바이오연료업계, 정유업계, 자동차업계, 바이오 신소재 화학기업, 주정업계, 국회, 학계와 정부 및 기업연구소 관계자들 약 200여 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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