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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사망]석유·재건사업 쟁탈전 격화될 듯

김기훈 기자I 2011.10.21 10:48:32

佛·英·伊 등 석유사업 놓고 경쟁
리비아, 당분간 정치 혼란 불가피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세계 최장기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하면서 8개월 넘게 이어졌던 리비아 내전이 막을 내렸다.

카다피 사후 리비아 정국에 대한 갖가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카다피 사망 이전부터 주도권 경쟁을 벌여 온 국가들의 리비아 재건사업 쟁탈전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비아 최대 자원인 석유 개발을 둘러싼 물밑 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비아 재건사업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 석유 생산 재개다. 리비아는 하루 16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왔으나 내전 발발 이후 그 양이 크게 줄었다. 과도정부가 일부 지역의 생산을 재개, 현재 하루 35만배럴의 원유가 생산되고 있지만 파괴된 생산시설을 복구해 정상화시키려면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석유 매장량이 세계 9위에 달하는 리비아의 석유사업 개발권을 놓고 군침을 삼켜 온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등은 리비아 내전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부터 이미 과도정부 측과 앞다퉈 협상을 해왔다. 카다피가 사망한 만큼 이들의 경쟁은 더 격렬해질 수밖에 없다.

사업권 획득에 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대(對) 카다피 군사작전을 진두지휘하며 서방국가 중 리비아 사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과도정부를 이끄는 국가과도위원회(NTC)를 가장 먼저 합법정부로 인정했고, 리비아의 해외동결 자산 해제도 주도했다. 일각에선 프랑스가 리비아 과도정부로부터 리비아 생산 원유의 35%를 할당받기로 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영국 역시 수혜를 받을 공산이 크다. 프랑스와 함께 리비아 군사작전의 일등공신인데다 리비아 동결자산을 신속히 해제해 NTC의 신뢰를 얻었다. 리비아 공습에 자국 공군기지를 제공했던 이탈리아도 내심 사업권을 바라는 눈치다. 

중국과 러시아도 뒤늦게 리비아 과도정부와의 화친에 나섰지만 과거 카다피 측과 과도정부 사이에서 물타기 한 전력이 있는지라 서방국가들과 비교하면 뒤로 밀려 있는 형국이다.
 
오랜 내전으로 파괴되거나 손상된 건물과 주택, 각종 시설물 등 사회기반시설 재건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리비아 재건사업의 규모는 1200억달러, 우리 돈으로 138조원이 넘는 돈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세계 주요 건설업체들은 건설 수주전에 뛰어들 채비를 분주히 하고 있으며, 한국 건설업체들 역시 기존에 진행했던 건설 프로젝트를 재개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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