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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스페이스 허브와 카이스트가 공동으로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했다고 17일 밝혔다. 한화는 카이스트 연구부총장 직속으로 설립되는 우주연구센터에 1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는 민간기업과 대학이 만든 우주 분야 연구센터로는 최대 규모다. 스페이스 허브는 지난 3월 출범한 한화의 우주사업 총괄 본부격인 조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시스템(272210), ㈜한화, 쎄트렉아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스페이스 허브와 카이스트의 첫 연구 프로젝트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ISL’(Inter Satellite Links·위성간 통신 기술) 개발이다. ISL은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통신 서비스를 구현하는 핵심이다. 위성간 데이터를 ‘레이저’로 주고 받는 기술이다. 저궤도 위성은 기존 정지궤도 위성과 달리 ISL 기술을 적용하면 여러 대 위성이 레이저로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고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운항 중인 비행기와 배에서는 물론,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오지에서도 인터넷 공급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한화시스템이 추진하는 위성통신·에어모빌리티 사업에도 즉시 활용될 수 있다. 때문에 미국 스페이스X 등도 ISL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우주 관련 기업들이 너도나도 달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우주연구센터는 ISL 프로젝트와 함께 민간 우주개발과 위성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다양한 기술들을 연구할 예정이다. 발사체 기술, 위성 자세 제어, 관측 기술, 우주 에너지 기술 등이 대상이다. 더불어 새로운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카이스트 연구처 관계자는 “단순한 산학 협력을 넘어선 실질적인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국내 우주 산업이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우주연구센터 설립은 스페이스 허브가 처음으로 우주사업과 관련해 외부기관과 협력하는 사례다. 한화 관계자는 “스페이스 허브 출범 후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활동들이 있었지만 대외적으로 외부기관과 협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민간 중심의 우주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주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행보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스페이스 허브 팀장으로 선임돼 현재 한화의 우주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앞서 김 사장은 “한국에서도 누군가는 우주산업을 해야 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우주산업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사장이 우주사업을 직접 챙기기로 하면서 그룹의 모든 역량이 우주 분야로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국내 최초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 지분을 인수하고 이번엔 카이스트와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우주산업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의 활발한 우주사업 움직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며 “김동관 사장이 전면에 나서 우주사업을 이끌고 있는만큼 관련 업계에서도 한화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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