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놓고 산업계가 적용 대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에 제정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참고해 전략적 중요 품목의 국내 생산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올해 정기국회 입법으로 도입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하고, 그러기 위한 세제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제도는 주요 전략산업의 국내 생산 기반을 확충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세제 개편안이 태양광·풍력발전·이차전지·반도체·핵심소재·AI로봇부품 등 6개 분야만 대상으로 규정한 데 대해 산업계가 아쉬워하는 것이다.
전기차가 대상에서 누락된 것이 대표적 예다. 국내 전기차 산업은 위기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국내에서 새로 등록된 전기차 가운데 국산의 점유율은 48.7%로 처음 절반을 밑돌았다. 43.5%까지 점유율이 치솟은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에 계속 밀리는 추세다. 국가 보조금을 넉넉하게 받는 중국 전기차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전기차의 해외 수출도 각국의 수입 규제와 자국 산업 보호에 가로막히고 있다. 국내생산세액공제를 통한 세제 지원은 이런 국내 전기차 산업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백신도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백신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됐으나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국내 시장이 협소해 백신의 국내 생산 기반은 취약하다. 이에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 등이 백신을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밖에 에너지 이용 효율 제고와 글로벌 탄소중립 추세 대응에 필요한 소형모듈원자로(SMR)·친환경항공유·히트펌프와 바이오의약품·액화수소 등도 대상에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물론 국가 재정의 제약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일례로 전기차에 대당 400만원의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적용하면 올해 기준으로 연간 2조원 가량의 재정 부담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있다. 따라서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추산하고, 그 안에서 최대한으로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산업계의 호소에 정부는 귀 기울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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