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계를 경악하게 한 지난달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의 접경지역 대홍수는 기후 온난화에 따른 고산지대 빙하와 영구동토층 융해에 기인한 재앙으로 분석되고 있다. 얼음이 녹아 약해진 지반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좁은 계곡으로 토사와 암석이 쏟아져 내렸고, 그 충격으로 둑과 댐이 파괴되며 대규모 홍수가 일어났다. 이로 인한 사망자가 어제까지 800명을 넘었고,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도 최소 3000명이나 된다. 실종자 중에는 한국인도 9명이 포함돼 있다.
네팔 대홍수는 우리의 기후변화 위험을 돌아보게 한다. 유종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의 기후변화 관련 피해 비용은 갈수록 늘어나 2030년 1조 8200억원, 2040년 12조 3600억원, 2050년 34조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30~2050 20년 사이에 18.7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피해 비용이 이렇게 급증하는 것은 수십 년을 넘어 수백 년에나 한 번 일어날 정도의 기상이변이 점점 더 잦아지기 때문이다. 시간당 100mm 이상의 집중호우는 과거에는 연간 많아야 한두 번 관측됐으나 2024년에 16번, 지난해에는 15번 관측됐다.
그럼에도 각종 기반시설의 설계와 관리는 여전히 과거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구조물진단유지관리공학회에 따르면 과거 기후를 기준으로 지어진 콘크리트 교량의 68.6%가 100년에 한 번꼴의 극한기온은 설계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전국 도로와 항만도 대부분 과거 기후를 기준으로 지어진 데다 노후화해 실제로는 그 기준에도 미달하는 곳이 많다. 설계와 관리 기준을 상향하지 않고 이런 상태로 놔둬서는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만 매년 더 많은 비용을 들일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 위험이 가속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고려해 늦기 전에 본격적으로 대비에 나서야 한다. 전국 기반시설을 지금은 물론 향후 기후변화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특히 노후화가 심각하거나 예상피해 규모가 큰 곳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효율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부처간 예산과 사업 조정에 필요하다면 통합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