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서 선술집을 운영 중인 50대 이모씨는 마스크를 쓴 채 이같이 말했다. 원래 여름 휴가철 장사가 잘 안되지만 최근 코로나 유행으로 단체 손님이 뚝 끊기며 죽을 맛이라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혹시 감염자가 나올까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고 환기도 1시간마다 시키고 있다”며 “코로나까지 말썽이면 정말 곤란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직장인들의 단체 회식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고물가와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로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될 경우 폐업 밖에 답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환기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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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코로나 입원환자는 1357명이다. 이는 지난달 첫째주(91명) 대비 약 14배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 치료제의 주간 사용량은 지난달 마지막주 4만2000명분으로 6월 넷째주(1272명분)보다 33배 늘어났다.
이처럼 코로나가 재확산할 기미를 보이며 직장인이 회식을 자제하자 자영업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고 손 세정제를 다시 꺼내는 등 코로나 확산을 경계하고 있었다. 이날 찾은 마포구의 한 호프집에는 KF94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들어 있는 택배 박스가 도착해 있었고 장사를 준비하던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테이블을 닦고 있던 이모(38)씨는 “최근 단체 손님 문의가 최근 들어 확 줄었다는 게 체감이 된다”며 “나부터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스크를 쓰고 손 세정제를 구비했다”고 설명했다. 가게 앞 손 세정제가 비치돼 있던 서울 강남구의 한 호프집 사장 A씨 역시 “직원 중 한 명이 코로나에 걸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 세정제를 뒀다”며 “혹시 가게 이름이 보도가 되는 거냐. 그러면 더 장사가 안 될 것”이라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상된 전기요금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테이블 10개 남짓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37)씨는 코로나 확산 우려에 1시간 마다 10분 이상 문을 열어 놓고 환기를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안 그래도 크지 않은 가게인데 코로나까지 유행하니 환기를 안 시킬 수가 없다”며 “전기세 부담은 있지만 코로나가 여기저기 옮겨지는 것보단 낫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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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은 혹시나 코로나 재유행으로 팬데믹 시절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온다면 그때는 폐업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조모(55)씨는 “장사는 코로나 이전만큼 잘 되지도 않고 물가부터 금리, 공공요금 안 오른 게 없는데 다시 그때로 돌아갈까 걱정된다”며 “지금 개인대출까지 땡겨서 겨우 버티고 있는데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차라리 폐업하고 실업급여를 받는 게 나을 것”이라고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방역당국은 방학과 휴가철이 끝나는 8월 말 코로나 확산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4일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해 8월 2주 차에는 2월 유행의 정점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이런 증가세는 2022∼2023년도 여름철 코로나19 유행 추세를 고려했을 때 8월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전염병 취약 공간에 대한 점검 등 대책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중이용시설 에어컨 관리를 통해 코로나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과거 ‘거리두기’ 시절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에어컨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가 에어컨을 통해 증식, 확산할 수 있다. 청소를 깔끔히 하고 에어컨 가동 1시간 마다 5분 가량을 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