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20일 밤 극적으로 성과급 협상을 타결지었다.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고,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를 향후 10년 간 자사주로 지급하는 게 핵심이다.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을 300억원으로 가정하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성과급으로 약 6억원을 수령할 수 있다. 적자인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직원들도 1억 6000만원가량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2~27일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삼성전자는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삼전이 파업에 돌입하면 올해 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정부의 중재 노력도 돋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조에 ‘적정선’을 당부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2차 사후조정이 결렬되자 직접 막판 교섭을 중재했다. 그 덕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니다. 이번 타결은 일시적 봉합에 가깝다. 당초 사측은 적자 사업부 보상에 난색을 보였다.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기업 경영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반면 노조는 적자를 내는 비메모리, 곧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에도 보상을 요구했다. 결국 노사는 성과급 재원을 반도체 부문 전체에 40%, 사업부에 60% 배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성과급 협상에서 소외된 가전·휴대폰 등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의 불만을 더 증폭시킬 공산이 크다. 내부 균열 치유가 큰 숙제로 남았다.
‘N% 성과급’의 제도화는 산업계 전반에도 상당한 후폭풍을 가져올 전망이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 HD현대중공업, 카카오, LG유플러스 노조 등이 유사한 조건을 내걸었다. 기본적으로 이번 갈등은 노조가 기업 이익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법적 논란이 우려된다. 21일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노사 합의안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법률상 무효”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사회가 합의안에 찬성하면 손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도 했다. 어렵게 잠정안에 도달했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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