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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국내 경기 침체와 환융 상승, 일본 경제제재, 홍콩 대규모 집회 등 외부 악재가 줄줄이 터져 나오면서 여행 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여행업계 내부에서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호소했다. 특히 업계 내부에서는 ‘사상 최악의 위기’라는 말이 들릴 정도다.
19일 여행 업계에 따르면 7월 일본의 수출규제가 불붙인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국내 주요 여행사들의 일본 상품이 철저한 외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는 8·9월 예정된 일본 여행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80% 줄었다고 밝혔다. 모두투어의 경우 8월 이후 신규 예약과 취소 건수를 합친 여행객 순증감 수가 일본의 경우 ‘제로(0)’라고 했다. 신규 예약이 거의 없고, 그나마 있던 예약도 다 취소되는 바람에 실제 여행객이 없다는 의미다. 9월 초 추석 연휴가 있어 이른바 ‘대박 시즌’임에도 일본 여행 예약 건수도 지난해 추석 연휴 때의 10%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대체 여행지로 떠오른 홍콩도 여행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홍콩을 여행객들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홍콩 시위가 본격화되면서 최근 홍콩 여행 수요가 예년보다 30% 상당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최근 홍콩국제공항 시위대 점거에 따른 항공편 무더기 결항으로 위험 체감지수가 올라가고, 중국의 무력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여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비율이 치솟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항공 당국이 향후 2개월간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결정의 이유로 중국 공항의 교통량 증가로 인한 안전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 항공사의 운항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여행업계는 마땅한 대책이 없어 더욱 고심하고 있다. 대체 수요 발굴도 쉽지 않은 데다 경기 부진까지 겹쳐 해결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의 대체재로 각광받던 홍콩과 중국마저 수요가 급감한다면 일부 여행사는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특히 국내 경기침체와 환율상승 등으로 인한 문제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