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노포즈’ ‘엄마를 부탁해’ 등 중장년 관객에 인기
[경향닷컴 제공] 통상적으로 연초부터 새학기 때까지는 공연가 비수기다. 게다가 올해는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있어 더 썰렁했다. 그런데 이런 속에서도 4050 중장년층은 되레 공연장에 몰려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뮤지컬 주관객이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인 것을 감안하면 꽤 이례적인 일이다. 뮤지컬 <메노포즈>와 <시카고>, 연극 <엄마를 부탁해>가 중장년 관객을 대거 흡수하고 있는 대표적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공통적으로 유료 객석점유율이 70~80%에 달할 만큼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 ▲ ‘메노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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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중인 <메노포즈>는 40·50대 중년 여성들의 고민거리인 폐경과 갱년기를 유쾌하고 코믹하게 펼치는 작품이다. 2005년 초연 이후 재공연 때마다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이번 시즌에 부는 흥행 바람은 더 거세다. 이영자·혜은이·홍지민·김숙 등 재주 많은 중년 연예인이 대거 출연하면서 유료 객석점유율 75%를 유지할 정도로 4050 아줌마 부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갱년기 여성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여배우들의 연기 대목마다 폭소가 터지는가 하면 “맞아, 맞아” 하면서 공감의 표시로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한다.
| ▲ ‘시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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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 무대에서 순항 중인 <시카고>는 서울 공연에 비해 확실히 중장년층 관객이 눈에 많이 띈다.
유료 객석점유율 70%를 기록하며 순항하는 배경에 대해 제작사 측은 젊은층은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의 블랙코미디 성격과 지역적 특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분당은 타지역에 비해 경제력이 있는 중장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 ▲ ‘엄마를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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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엄마를 부탁해>의 기세는 더 두드러진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지난 1월27일 막을 올린 이래 지금까지 유료 객석점유율 80%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원작의 힘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제작사 측은 분석하고 있다. 신경숙의 원작소설을 읽은 독자들이 연극도 보고 싶어한다는 얘기다. 티켓 예매사이트에서는 40대 예매율(38.2%)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공연장은 5060세대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인터넷 문화에 서툰 부모를 대신해 2030세대가 예매를 하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어머니, 딸 이렇게 3대가 같이 오는 경우도 적잖다. 공연업계는 중년관객 바람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현상으로 보고 새로운 작품들을 준비 중이다.
여성의 날인 오는 8일부터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여자 이야기>는 커리어우먼, 주부, 연극배우, 백화점 여직원, 백수, 20대 인턴사원 등 고단한 하루를 보낸 여섯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치열한 삶을 사는 여성들을 보듬는다. 이화여대 총연극회 출신들이 모여 만든 극단 ‘이후’의 창단 공연. 기성 배우인 서영화와 황정라가 아마추어 연극인들과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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