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만의 얘기가 아니다. 노원구 중계10단지 주공 등 아파트 매물만 13곳 가량이 나왔던 지난 4일, 서울북부지법에는 80여명이 몰리며 앉을 자리가 없었다. 30대 부부는 경매 분위기를 보러 신생아까지 데리고 왔다. 이날 현장을 찾은 경매학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 같은데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라며 “실거주 의무가 없으니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하는 사람들이 꽤 오는 것 같다. 그래도 이곳은 서울에서도 비교적 싸기 때문에 실거주 목적의 젊은 층도 꽤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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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실거래 최고가보다 더 높게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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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개 자치구 중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동구로 138.2%를 기록했다. 관악구와 강동구는 각각 127.7%, 122.5%로 높았다. 성동구와 강동구 내에서도 10억~15억원 대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높아졌다.
강동구 강일동 강동리버스트4단지 59㎡는 지난 달 23일 11억 5555만원에 낙찰됐다. 1월 말 최고가 10억 1500만원보다 1억 4000만원 더 비싸게 낙찰된 것이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84㎡는 2월 24일 12억 1684만원에 낙찰됐다. 1월 17일 11억 7000만원 최고가 대비 5000만원 가까이 더 비싸게 낙찰됐다.
10억~15억원 아파트는 실거주 목적으로, 강남권은 투자 또는 상급지 갈아타기 목적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15억원 이하의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6억원까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이면 한도가 4억원, 2억원으로 축소되기 때문에 강남권 아파트는 현금 여력이 많은 사람들 위주로 접근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4일 서울북부지법을 찾은 30대 초반 A씨는 “월세에 살고 있는데 내 집 마련을 위해 왔다”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도 많이 올랐는데 경매로 사면 조금이라도 싸게 구매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에 서초구 자이 아파트를 경매하러 온 40대 후반 B씨는 “기존에 자가를 보유하고 있지만 상급지 갈아타기를 노리고 있다”며 “최근 강남 집값이 다소 조정됐다고 하지만 일반 매매보다 경매가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너무 비싼 매도호가로 버티는 곳들이 많다는 게 A씨의 생각이다.
지방에 산다는 C씨는 경매가 유일한 서울 아파트 취득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25일 서초구 잠원동 한강아파트 경매가 있던 날 C씨는 “서울 거주가 불가하기 때문에 경매로 집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초구에 산다는 30대 D씨는 “실거주는 어려운 상황인데 한강아파트가 재건축을 한다고 해서 투자하면 좋을 듯해 왔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경매 물량이 쌓이면서 경매 개시까지 1년이 걸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이달 경매 물건 중에는 빠르면 작년 10월 경매 개시가 이뤄진 경우도 있었지만 2023년 11월 개시된 후 2년이 넘어서야 경매 일정이 잡히기도 했다.
매매시장 위축되면 경매 시장도 ‘낙찰가율’ 하락
정부의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양도소득세, 보유세 등 세금 강화 기조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경매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거주 의무 없음’이라는 규제 프리미엄을 계속해서 누리긴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이달 첫째 주(3~6일)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8.3명으로 전주(6.2명) 대비 늘어나긴 했지만 낙찰가율은 95.2%로 4주 연속 하락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입지적으로 우수한 마포, 성동, 강동구 등 매매가격 15억 원 이하는 실수요자들이 진입하면서 낙찰가율이 지지되고 있지만 강남3구(강남·송파·서초구)등 초고가 억제 정책, 보유세 인상 등으로 경매시장도 다소 주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강남권에 눈에 띄는 매물이 없기도 했지만 설 연휴 이후 응찰자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저가 매물은 견고한 흐름을 보인데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경쟁률이 줄어들면 낙찰가가 하락할테니 오히려 진입장벽은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더 저렴한 낙찰가를 노리는 투자자도 생겨나고 있다. 3일 중앙지법을 찾은 30대 무주택자 E씨는 “강남 등 시세 조정 흐름으로 시세가 하락하면 경매 낙찰가도 더 낮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부모님에게 독립하기 위해 실거주 목적으로 경매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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