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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 불꽃서 태양빛으로…한화 사옥, 미래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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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I 2026.11.04 05: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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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에는 스토리가 있다] 한화 장교동 사옥
1987년 현암빌딩 준공…그룹 성장·사업 재편 함께한 39년
리모델링 통해 주황색 외벽 대신 새 성장축 태양광 입혀
최상층 직원식당 직원에 제공…신용과 의리 경영철학 반영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 1987년 준공한 한화 장교동 사옥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그룹의 출발점인 한국화약의 불꽃을 연상시킨 주황색 외벽으로 둘러져 있었다. 건물 외관은 다소 어두워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사옥 외벽에 태양광 발전 기능을 갖춘 은빛 외관을 입혔고, 내부는 업무 효율과 편의를 높이는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30여년 만의 한화 사옥 리모델링을 맡은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그룹인 유엔스튜디오(UNStudio)의 벤 판 베르켈 설립자 겸 건축가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기업 본사 건물은 그 기업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며 “한화가 환경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다”고 했다. ‘화약’ 이미지가 짙었던 한화가 태양광을 새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방산을 넘어 우주항공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변화를 사옥에 담은 셈이다. “‘미래에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미래 사업’을 모토로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화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45개월간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사옥의 리모델링 전후 모습.(사진=한화그룹 제공)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사옥의 리모델링 전후 모습.(사진=한화그룹 제공)
외벽뿐만 아니다. 판 베르켈은 “기업의 미래 비전은 건물 외관 이미지에 그치는 게 아니라 건물 자체의 성능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축가들이 한화 사옥 리모델링 과정에서 특히 고민했던 게 직원식당이었다고 한다. 이용 인원에 비해 공간이 비좁아 지하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한화는 28층 식당을 확장하고 29층에는 피트니스센터를 두기로 했다. 유엔스튜디오와 함께 당시 리모델링에 참여한 국내 건축설계사인 간삼건축의 김진호 건축가는 “통상 기업 본사의 최상층은 기업 오너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한화는 이를 직원들에게 제공한 게 인상 깊었다”고 했다. 아울러 지상 주차장을 없앤 자리에는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광장과 휴게공간을 조성했다. 그룹이 오랫동안 강조한 ‘신용과 의리’ 경영 철학을 내부 공간에 녹여낸 것이다.

한화그룹의 전 고위임원은 “리모델링 당시 김승연 회장의 부인인 고(故) 서영민 여사가 디자인사업본부를 통해 디자인 방향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안다”며 “직원들이 실제 사용하는 공간을 넓히고 편의시설을 확충하는데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한화 사옥 내 28층에 위치한 직원 식당 모습.(사진=유엔스튜디오 제공)
한화 사옥 내 28층에 위치한 직원 식당 모습.(사진=유엔스튜디오 제공)
고(故)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회장이 과거 집무실에서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 책상 위에 유선전화기 등이 놓여 있다.(사진=한화그룹 제공)
고(故)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회장이 과거 집무실에서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 책상 위에 유선전화기 등이 놓여 있다.(사진=한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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