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진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 소방위는 3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골든타임을 놓칠까 발을 구르던 상황들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방위는 인천지역에서만 일부 활용되던 ‘119 패스’의 전국화를 추진했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2025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중앙행정기관 부문 대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119 패스는 소방관이 긴급 출동할 때 사전에 부여받은 권한으로 공동주택 공동현관을 개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전자태그(RFID) 기반 시스템이다. 소방대원은 별도 조치 없이 119 패스 카드로 공동현관을 통과할 수 있어 골든타임 확보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관련 실험에서 119 패스를 사용하면 출동시간은 1분가량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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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현관 앞에서 허비하는 시간은 구조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일반적으로 심정지 발생 후 4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급격히 커지고, 10분을 넘기면 뇌사나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화재 현장에서도 가장 큰 사망 원인이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인 만큼 가스가 퍼지기 전 대피로를 확보하거나 환기로 호흡을 도울 1분이 생사를 가르기도 한다.
하지만 제도 확대 과정은 험난했다. 119 패스를 모르는 주민이 많아 공동현관 출입 동의에 조심스러운 반응이 태반이었다. 119 패스를 활성화하려면 전용 카드를 구매해서 주파수를 공동현관문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
이 소방위는 “작년 4월부터 각 지역 소방본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직접 아파트 입주민협의회와 관리사무소 담당자를 만나면서 제도 도입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20% 수준이던 119 패스 도입률은 지난 6월 40%대로 올라 약 2배 높아졌다.
이같은 노력은 실제 구조 현장에서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강원 원주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화재로 전기가 끊겨 월패드가 작동되지 않았다. 이 일로 외부 진입이 제한됐지만 소방은 앞서 등록한 119패스로 출동 1분 만에 공동현관문을 개방해 인명피해 없이 거주자 3명을 대피시켰다.
이 소방위는 “문 하나만 넘으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데 그 문을 열지 못해 시간이 지체되는 상황이 늘 안타까웠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출동시간을 몇 초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이 지금 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