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레저산업 디지털 혁신 기업 H2O호스피탈리티(H2O)를 창업한 이웅희 대표는 최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H2O는 위기에도 살아남기를 잘하는 회사”라고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관광업계에서 ‘아무리 밟혀도 죽지 않는 해외 마당발 CEO’로 유명하다. 10여년 글로벌 사업을 해오면서 각종 위기를 맞았지만 ‘위기 속 기회’를 잡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앞서 2015년 설립된 H2O는 8개국(한국·일본·베트남·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UAE·사우디) 34개 도시에 30만개가 넘는 객실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다. 글로벌 호스피틸리티 기업으로서 숙박·레저 시설 등의 오프라인 서비스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제공하고 있다.
H2O는 숙박·레저 시설의 예약부터 체크인, 서비스 이용·결제 등 운영 전 과정을 모바일 원스톱으로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처리하는 서비스를 지원해왔다. 파르나스호텔, 나인트리호텔, 하이원리조트, 밀레니엄 리조트(중동), 라쿠텐·GG하우스(일본) 등과 계약했고 그동안 480억원을 투자받았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삼성벤처투자,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든든한 기업들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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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H2O는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나선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원스톱 여행 결제를 추진하는 비즈니스다. 중동의 최대 지주회사(IHC)의 자회사가 만든 ADI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UAE 공식 통화인 디르함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나설 계획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10억명을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H2O는 여행 결제 솔루션으로 유일하게 참여한다. 이 대표는 가족 모두 아부다비로 이주해 ‘배수진’을 쳤다.
이 대표는 “공항 체크인을 하는 여행 시작부터 숙박, 음식점, 박물관, 호텔 등 여행 마무리까지 스테이블코인으로 원스톱 결제를 하는 것은 세계 유일의 혁신 시도”라며 “UAE를 찾는 관광객의 연간 환전 수요는 87조원(2024년 기준)에 달하기 때문에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거대한 변화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성공 사례, 스테이블코인의 유스케이스(use case)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어떻게 아부다비 진출하게 됐나?
△미국으로 사업 확장을 준비 중에 방한한 아부다비 투자청을 2022년 8월에 우연히 만나게 됐다. 아부다비 투자청장이 H2O호스피탈리티를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러면서 ‘미국 가지 말고 아부다비로 먼저 와보라’고 제안했다. 그래서 2023년 2월에 직접 아부다비를 가봤다.
제일 매력적이었던 건 두 가지였다. 첫째는 넘치는 유동성이다. 블랙록, JP모건 등과 손잡고 쏟아지는 해외 투자 자본의 흐름이 보였다. 둘째는 관광 시설 투자다. GCC(Gulf Cooperation Council·걸프협력회의, 사우디·UAE·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오만 6개국)에 계획·건설 중인 5성급 호텔 프로젝트 수가 미국, 캐나다 등 북미보다 많았다.
당시 H2O호스피탈리티 주주 중 한 곳인 해시드와 함께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었다. 아부다비 측에서 “4~5년 뒤에 오면 늦고 지금 와야 한다”, “이 대표가 왔으면 한다”고 해서 가족과 함께 아부다비로 갔다. 2023년 11월에 아내 그리고 유치원 딸과 함께 아부다비로 이사를 했다. 10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골든 비자를 받았다. 아부다비 투자청과 계약한 뒤 지원금이 꽤 많이 늘었다. 정부와 함께 하면서 사업하기가 참 좋은 환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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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에 수년간 살면서 느낀 사업 환경은 어떤가?
△정말 좋다. 굉장한 선진국이다. 싱가포르와 비슷하다. 국제 무역 지구들이 있다. 저희는 아부다비에 있는 국제 금융자유구역인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에 법인이 등록돼 있다. 이곳은 사업하기 위한 법인 라이선스를 받는 게 어렵지 않다. 싱가포르의 법보다도 좀 더 자유로운 것 같다.
-정치적인 외풍이나 리스크는 없나?
△중동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분들에게 제일 많이 얘기하는 것은 ‘정부기관과의 계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투자 계약이든 사업 계약이든 정부와 계약을 맺게 되면, 정부가 대부분의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업이 진행되게 된다.
정권 교체에 따른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같은 왕권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파트너로서도 좋다.
또한 과거 한국 기업들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왜냐하면 중동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좋기 때문이다. 한국이 중동에서 도로, 발전소 등 많은 인프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몇십년 간 축적돼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에 좋은 분위기다.
중동 지역 기업들의 CEO 리더십이 젊은 것도 특징이다.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나이대가 많아 저와 비슷한 또래다. 여러 CEO들이 미국, 영국에서 학교를 나와서 서구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영어도 능통하다.
-금융 규제는 어떤가?
△규제가 명확하다. 불투명한 영역이 없다. 왕권 국가이다 보니 한 번 정해지면 이를 명확하게 따른다. 이렇게 규제가 예측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규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어떤가?
△스테이블코인 규제도 이미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누가 어떤 라이선스를 발급받을 수 있고, 어떤 업무를 하는지 등이 촘촘하게 나눠져 있다. 모든 은행들은 왕권에 따라 로열 패밀리에 따라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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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O호스피탈리티의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빠르면 올 하반기 론칭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저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아니다. 발행사들과 함께 일한다. ‘비수탁형(Non-custody) 모바일 월렛’을 스마트 체크인 시스템에 붙여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UAE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체크인부터 결제·소비에 이르는 여행의 전 여정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손쉽게 결제하도록 할 예정이다.
중동 최대 지주회사인 IHC의 기술 자회사 시리우스 인터내셔널 홀딩이 만든 ADI재단은 정부와 기관, 기업이 믿고 쓸 수 있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해 2030년까지 전 세계 10억명을 디지털 경제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H2O호스피탈리티는 ADI 재단의 파트너로 선정돼 스테이블코인 결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가?
△관광객 입장에서 볼 때 결제에서 중요한 것은 환전 수수료를 덜 내는 것이다. 저희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를 제안했다. 이에 ADI 재단이 저희한테 연락해 함께 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래서 저희 거래처들인 숙박, 음식점, 박물관, 호텔 등과 연동하는 방안을 얘기했다. 이렇게 연동이 되면 관광객들은 환전 수수료를 거의 내지 않아도 된다. 또한 공항 체크인을 하는 여행 시작부터 숙박, 음식점, 박물관, 호텔까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를 손쉽게 할 수 있다. 관광업계에서 이같은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시도하는 것은 UAE에서 저희가 유일하다.
-연내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이뤄지면 향후 비즈니스를 어떻게 전망하나?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다. UAE를 찾는 관광객의 연간 환전 수요는 87조원(2024년 기준)에 달한다. 2032년에는 디즈니랜드가 오픈하기 때문에 수요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H2O호스피탈리티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여행 시장은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부킹닷컴, 아고다, 야놀자 등과 같은 여행을 준비하는 시장이다. 다른 하나는 여행을 하는 시장이다. 여행을 하는 시장이 준비하는 시장보다 3배 정도 크다.
그런데 여행을 하는 시장의 90% 이상이 오프라인 결제다. 예를 들어 A 호텔에서 숙박한 뒤 사흘 뒤에 그 호텔에 가도 내가 숙박했던 기록이 온라인 데이터로 남아 있지 않다. H2O호스피탈리티는 이를 데이터화 하는 기업이다. 그리고 앞으로 강화하고 싶은 것도 관광 데이터 플랫폼 기능이다. AI 서비스 회사의 핵심도 데이터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시도하는 것도 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의 기반이 될 수 있어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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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O호스피탈리티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관광 IT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수준이 더 높다. 우리나라는 대기업들이 IT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어 호텔 수준도 다른 나라들보다 높다. H2O호스피탈리티는 국내에서 대기업 IT 회사들과 협력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해외에 나가니 우리가 해외 기업을 앞지르고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아무리 밟혀도 죽지 않을 정도로 비즈니스 어려움을 헤쳐왔다고 들었다. 기억 남는 점이 있다면?
△H2O호스피탈리티는 위기에도 살아남기를 잘하는 회사다. 코로나 때 제일 힘들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전화위복이 됐다. 코로나 이전에 호텔을 가보면 ‘이미 돈을 잘 벌고 있어서 H2O호스피탈리티 IT 솔루션이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진 뒤에는 새로운 활로로 H2O호스피탈리티의 IT 솔루션을 찾는 곳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글로벌 호텔관리시스템(PMS) 1위 기업인 오라클 호스피탈리티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인 오페라 클라우드와 아시아 최초로 스마트 체크인 시스템 승인을 받기도 했다.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온다. 위기를 넘어선 것은 제 개인 역량이 아닌 조직의 힘이었다. 물론 창업가로서 우선 순위를 잊지 않고 사업을 하는 것도 중요했다. 제 우선 순위는 ‘살아남는 것’이었다. 10년 넘게 사업하다 보니 더 명확해진 것 같다.
100% 확신하고 있는 것은 운, 기회라는 것이 사람에게 온다. 다만 기회가 오는 숫자는 정해져 있다. 그런데 오래 살아남을수록 동일한 비율로 기회가 늘어난다. 내가 살아남지 못하면 기회는 적게 온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 그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AI는 생존이다. AI에 능숙하지 않는 회사는 대부분 문을 닫게 될 것이다. 기존의 숙박 업무를 하면서 여기에 AI가 접목되는 것이다. 모든 산업군이 동일한 상황에 처해있다. AI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남들보다 빨리 AI와 접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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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은?
△앞으로 1~2년간 중동, 아프리카, 유럽 시장을 본격 진출할 것이다. 내년 초부터는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것이다.
-미래 세대에 꼭 말하고 싶은 점은?
△첫째,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작은 성공을 계속하다보면 격차를 벌릴 수 있다. 꾸준히 해야 한다. 둘째 편견 없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감사하게도 UAE는 인종, 언어, 국적 편견이 없는 멀티 컬처다. 어린 나이 때부터 편견 없이 성장하는 것이 성인이 돼서도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