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빅테크들의 韓 반도체 인재 관심, 예사롭지 않다

논설 위원I 2026.02.20 05:00:00
미국 테슬라가 한국의 반도체 엔지니어들을 적시해 공개 채용에 나선 것은 격화되는 글로벌 ‘인재확보 대전’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서 특유의 사회적 메시지 전달 통로인 개인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에 있는 AI 반도체 설계 생산 소프트 엔지니어들은 테슬라에서 함께 일하자”라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테슬라는 잘 알려진 대로 자율주행차 로봇 서버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 중이다. 반도체의 설계를 넘어 대량 생산까지 넘보면서 메모리 파운드리 팹리스의 최첨단기술 전문 인력이 많은 한국을 전략적 채용 목표지로 삼은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자율주행에 필요한 반도체를 삼성전자에 위탁 생산하겠다는 발표도 한 적 있지만 동시에 미국 내에 자체 반도체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테슬라만이 아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구글 브로드컴 미디어텍 마벨 등 AI 시대를 주도하는 주요 글로벌 빅테크들 다수가 실리콘밸리에서 일할 한국의 반도체 인력 스카우트에 나섰다. 이들이 1차적으로 노리는 한국의 전문 인력은 AI 산업과 반도체 시장의 최첨단 품목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 기술자다. 미국 빅테크들이 AI 반도체 기술 자립에 나섰고, 이를 위해 채용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조건은 수억원(20만~26만달러) 연봉에 추가로 주식까지 주기도 한다.

발등의 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지만 이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K반도체 산업의 긴밀한 생태계에 들어 있는 소재 부품 장비 협력기업들도 기술 인력 보호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이공계 전문 인력의 육성과 유치를 위한 글로벌 인재 대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한국의 HBM 전문가를 콕 집어 쟁탈전에 나선 것은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대학의 학과별 및 전체 정원을 유연하게 적용해 공학 인력을 더 많이 키워내면서 국가적으로 최고급 이공계 기술 인력 우대 정책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근래 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청년세대에 소득세 감면 혜택을 준 사례 등도 참고할 만하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기술 전문 인재들에게 미래와 나라의 장래가 밝고 건전하다는 확신이 들게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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