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외교’ 시동 건 李…한중협력 새 시대 연다

황병서 기자I 2025.11.02 15:24:58

시진핑과 첫 회담서 70조 스와프·민생공조 MOU 체결
미·일 외교 복원으로 균형외교 가속…국익중심 외교 시험대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실용외교’ 노선을 본격화했다. 70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체결, 보이스피싱 공조 등 민생 중심의 협력에 합의하며 한중관계의 새 출발을 알렸다. 미·일 정상 외교에 이어 중국과의 협력까지 복원하면서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지난 1일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5년간 70조원(약 4000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양 정상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에 뜻을 함께하고,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등 6개 분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구체적으로는 △실버 경제 분야 협력 △혁신 창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공동추진 △2026~2030 경제협력 공동계획 △서비스 무역 교류 협력 강화 △한국산 감 생과실의 중국 수출 식물 검역 요건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 등 총 7건의 MOU 체결 및 계약 교환식이 진행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은 우리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며 “정부는 한중관계 발전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국민이 실질적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또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 문제와 관련해 “미·중 간 무역 분쟁과도 연관돼 있다”며 “양국 간 협의가 진전되면 한화오션 문제도 생산적인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14일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인 ‘마스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제재한 바 있다. ‘한한령’(限韓令) 해제 논의에도 일부 진전이 있었다. 위 실장은 “서로 문화를 교류하고 콘텐츠 협력을 확대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다만 국내 규정상 완전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호혜적 협력 관계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시 주석은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안정적·장기적 발전을 통해 지역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중 협력 관계 발전에 역내 평화 안정은 중요하다”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도 “중한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중요하고 가까운 이웃이자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언제나 양국 국민의 이익과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선택으로, 중한관계를 중시하고 대 한국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연간 최대 200억달러 규모의 10년 분할 투자에 합의하며 교착 상태였던 관세협상을 타결했다. 또 핵 추진 잠수함 도입 문제를 직접 거론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필리조선소 건조를 조건으로 수락했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셔틀 외교’ 이행을 재확인하며 한일관계 복원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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