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전기를 공급받는 수요자에서 벗어나 전력 사용 시간을 바꾸고 필요할 때 소비를 줄이거나, 직접 전력을 생산해 수익을 얻는 등 전력시장 참여자로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정부 정책도 소비자를 단순히 전기를 공급받는 수요자에서 전력계통 운영에 참여하는 주체로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시간대별 전기요금을 통해 사용 시간을 옮기도록 유도하고 전기차 충전을 재생에너지 발전이 많은 시간대에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직접 태양광 발전에 참여하거나 자가소비용 전력을 생산해 수익을 얻는 길도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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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대표적인 ‘수요 유연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전국 10만 7000여개 전기차 충전기를 대상으로 봄철(3~5월)과 가을철(9~10월) 주말·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전력량 요금을 50% 할인해 해당 시간대 충전을 유도하고 있다. 전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고 태양광 발전량이 집중되는 봄·가을 낮 시간대에 전기차 충전을 유도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줄이고 남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소비자가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수익을 얻는 시장도 커진다. 대표적인 사업이 주민참여형 ‘햇빛소득마을’이다. 마을에 태양광 발전소를 조성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공동기금으로 적립해 복지사업 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주민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면서 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정부는 햇빛소득마을을 주민 참여와 이익 공유를 결합한 에너지 전환의 현실적인 모델로 보고 연내 700개 이상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 수용성 문제를 낮추면서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까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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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에서 열을 끌어와 난방과 온수에 사용하는 전기 기반 설비로, 투입한 전기에너지보다 많은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제주 등 온난지역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제주지역 1042가구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이달부터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자가소비용 태양광을 활용해 전기요금 절감에 더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정부는 주택과 산업단지 등에 설치된 자가소비용 태양광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인증서로 발급해 거래할 수 있는 제도를 내년부터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자가소비로 전기요금을 아끼는 데 그치지 않고 인증서를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자가소비형 재생에너지 보급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기화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과 함께 전력계통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속도역시 높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소비자가 전력시장과 계통 상황에 반응할 수 있도록 소매요금과 도매 전력시장 제도를 함께 혁신해야 한다”며 “가격 신호에 따른 소비자의 반응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도매시장에 노출되는 소비자를 점차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에는 전기를 싸게, 사용을 줄여야 하는 시간에는 비싸게 하는 등 소비자가 확실하게 반응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능형 전력계량기(AMI) 구축을 비롯해 소비자단체와 협력해 합리적인 요금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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