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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론에 막힌 탈모 토론회, 정책 앞뒤 가리는 계기 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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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07.01 05:00:00
보건복지부가 청년층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4일 개최하려 했던 ‘모두의 토론회’를 취소했다. 토론회를 앞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환자단체연합회 등으로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상당했던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토론회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 번복의 근본 배경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복지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 지시와 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탈모가 예전에는 미용 문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생존의 문제”라면서 건보 적용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후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지난 11일 올 하반기 탈모약 건보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논란의 핵심은 “4대 중증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이 내리막길을 걷는 판에 한정된 건보 재정을 유전성 탈모치료제 급여화에 투입하는 게 순서에 맞느냐”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4대 중증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21년 84.0%에서 2024년 81.0%로 하락했고, 암 질환은 80.2%에서 75%로 낮아졌다.

고액의 치료비가 들어가는 희소·난치병으로 범위를 좁히면 탈모 치료보다 훨씬 딱한 경우가 수두룩하다.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르게 자라는 KT증후군 및 말기 소세포폐암 등 막대한 치료비를 써야 하면서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와 가족들이 애태우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환자단체연합회 가족과 관계자들은 그제 청와대 앞에서 ‘탈모보다 중증질환이 먼저’라며 중증·희소질환자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도 좋지만 앞뒤를 따져 달라는 절박한 호소다.

의료계에선 청년층 탈모약 지원 후 구매자가 급증하면 연간 최대 7000억원의 건보 재정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보 재정에 만만찮은 부담이다. 정치권에서는 “2030세대를 겨냥한 매표 행위”라는 극단적 공세까지 쏟아진 상태다. 이런 일이 또 반복돼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 편익을 제대로 가리지 않고 추진한다면 되레 원성을 살 수 있다는 점을 복지부는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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