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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함' 취역 10년…세계 5번째 이지스함 보유국 반열

김관용 기자I 2018.12.23 14:28:18

향상된 전투·무기체계 및 작전지휘 체계 기반
합동작전 지원 확대 및 연합 해군작전 주도
2020년대 차기 이지스함 3척 추가 확보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지난 2007년 5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세종대왕함은 진수식에 참석하고 있다. 당시 권양숙 여사가 해군 관습에 따라 주빈의 부인이 진수 도끼로 함정에 연결된 진수 테이프를 자르는 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한민국 해군 첫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지난 22일 취역 10주년을 맞았다. 이지스구축함은 1985년 한국형 구축함 사업의 일환으로 소요가 제기된 이후 2004년 11월 1번함인 세종대왕함 건조가 시작됐다. 세종대왕함은 2007년 5월 25일 진수식을 거쳐 2008년 12월 22일 취역했다.

◇세종대왕함, 北 미사일 탐지·추적 임무 완벽 수행

세종대왕함의 취역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5번째 이지스함 보유국이라는 국제적 위상을 갖게 됐다. 세종대왕함에 탑재된 최신 전투체계와 광역 대공방어능력은 우리 해군을 선진국 해군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올려놨다. 이지스구축함의 도입이 해군 전력 증강 역사에 큰 전환점이자 명실상부한 대양해군으로의 큰 걸음이 된 것이다.

지난 10년간 세종대왕함은 다양한 실전 임무에서 성과를 내며 우리 바다를 수호하는 핵심전력으로 활약했다. 스파이(SPY)-1D 레이더 기반의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유도탄과 항공기 등의 공중 표적을 최대 1000km 밖에서 탐지한다. 특히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2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이같은 광역 대공방어능력을 바탕으로 세종대왕함은 지난 2009년 4월 5일 처음으로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 직후 탐지한 것을 시작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마다 이를 탐지·추적하는 주력 전력으로 활약했다. 2012년 12월 12일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서는 발사체가 분리돼 추락하는 것은 물론 낙하지점까지 정확하게 추적해 발사 이틀 만에 첫 잔해를 인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 2008년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서 세종대왕함이 위용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해군]
또 세종대왕함은 지난 2009년 8월 25일에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궤적을 발사되는 순간부터 지상 100km의 대기권을 벗어난 후까지 실시간으로 탐지 및 추적에 성공했다. 이후 2·3차 나로호 발사 때도 이지스구축함은 발사체의 궤도를 성공적으로 추적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세종대왕함은 함포통제시스템(GWS·Gun Weapon System)의 정밀한 사격통제 능력을 바탕으로 기존 함정 대비 정확도가 높은 함포 사격을 할 수 있어 해상화력지원 등 효과적인 지상작전 지원이 가능하다. 탑재한 함대지 유도탄을 이용한 지상에 대한 화력지원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세종대왕함의 함포통제시스템은 세종대왕함이 처음 환태평양훈련(RIMPAC) 훈련에 참가했던 2010년 7월 해상화력지원 훈련에 참가한 다국적 해군 함정 19척 중 최우수 함정인 탑건(Top Gun)함에 선정돼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세종대왕함의 광역 대공방어능력은 고정방식의 레이더에 비해 생존성이 높고 운용 폭이 넓어 공군 작전과 연계해 한층 두터운 대공감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의 항공요격통제관(AIC·Air Intercept Controller)은 SPY-1D 레이더를 통해 종합된 정밀 표적정보를 활용, 우리군 항공기를 동시 다발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 보다 효과적인 공중작전 지원이 가능하다.

◇이지스구축함 도입으로 연합작전 능력↑

특히 세종대왕함의 취역 이후 우리 해군은 이지스구축함 기반의 항공요격통제 능력을 구비해 과거 연합훈련에서는 미 해군이 주도적으로 수행하던 해상항공지원작전본부(MASOC·Maritime Air Support Operations Center)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우리 해군은 세종대왕함 취역 이후 정보공유능력과 작전지휘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각종 연합훈련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종대왕함이 보유한 링크-16 등의 전술데이터링크(TDL·Tactical Data Link)는 기존 함정과는 달리 한·미 해군 간 보다 신속하고 원활한 정보교환을 가능케 했다. 우리 해군은 선진 전술데이터링크를 통해 세종대왕함은 물론 우리 해군이 탐지하고 분석한 표적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미 해군과 공유할 수 있게 돼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갖게 됐다.

지난 2017년 11월 12일 세종대왕함이 한미해군의 연합훈련에서 3척의 미 핵추진항공모함과 해상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우리 해군은 이같은 이지스 구축함 전력을 바탕으로 다국 해군 간 연합훈련에서 해상전투지휘관(SCC·Sea Combat Commander)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세종대왕함 취역 이전에는 환태평양훈련(RIMPAC)시 3~5개국 규모의 다국적 해군 수상전투단 지휘관 임무를 수행했지만, 2014년 환태평양훈련부터는 6~8개국 해군과 미 항공모함 및 상륙강습함이 참가하는 항모강습단과 원정강습단의 해상전투지휘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세종대왕함장 이구성 대령은 “세종대왕함은 취역 후 10년 간 해양수호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으로 대비태세를 확립하고 그 능력을 실전에서도 발휘해 왔다”며 “1985년 당시 해군 선배님들께서 율곡이이의 십만양병설과 같은 혜안으로 이지스구축함 건조 소요를 제기했고 이지스구축함 건조 사업에 대한 의지가 하나로 모아져 오늘의 해군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해군은 다변화된 미래안보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0년대 후반까지 탄도탄 요격능력을 갖춘 차기 이지스구축함 3척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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