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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 코리아] 우리는 '영혼 없는 공무원' 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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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용익 기자I 2017.01.08 11:37:13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지난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부분은 국민을 위해 살겠다는 영혼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권의 시녀’로 일하는 사복(私僕)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복(公僕)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임 위원장의 발언 직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영혼 없는 공무원’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 표현이 널리 알려진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인 2008년 1월3일이다.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국정홍보처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한 인수위원이 “노무현 정부의 취재 선진화 방안이 언론과 불필요한 마찰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창호 당시 국정홍보처장은 “우리는 영혼이 없는 공무원들”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말은 원래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쓴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 나온다. 베버는 “관료제는 개인감정을 갖지 않는다”며 “상하관계라는 합리적인 권위구조와 비인격적인 규칙과 절차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철학에 따라 일을 해야 하는 게 관료의 숙명이란 얘기다.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도 당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막스 베버가 ‘관료는 영혼이 없다’고 했다. 그 말은 관료는 어느 정부에서나 그 정부의 철학에 따라 일할 수밖에 없다는 걸 말한 것”이라며 “언론이 잘못 보도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새로 집권한 정부가 이전 정부의 색깔을 지우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5년마다 일어나는 일이다. 참여정부의 색깔을 지운 이명박정부가 만든 ‘녹색성장’은 박근혜정부에서 폐기됐다.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와 ‘문화융성’는 5년도 안 돼 조기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공무원들은 정권에 따라 녹색성장 계획을 짜기도 하고, 창조경제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타나는 ‘줄서기’에서도 드러난다. 양건 전 감사원장은 2011년 3월 이명박 정부가 임명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해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고 평가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한 달 앞둔 2013년 1월에는 ‘총체적 부실사업’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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