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배준서(강화군청)가 다시 일어섰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잇달아 꺾고 우승하며 자신을 향한 우려에 실력으로 답했다.
배준서는 지난 5일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26 세계 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6강에서 이란의 강자 아볼파즐 잔디, 준결승에서 지난해 우시 세계선수권 우승자 서은수(한국체대), 결승에서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경희대)을 차례로 꺾었다. 세 경기 모두 라운드 점수 2-1 역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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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출전은 지난해 그랑프리 챌린지에서 확보한 출전권 덕분이었다. 배준서는 “올림픽 랭킹으로는 이번 그랑프리를 뛸 수 없었다”며 “그래서 준비를 확실히 했다. 몸 상태도 좋고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첫 고비는 최근 한국 선수들에게 연패를 안긴 잔디였다. 배준서는 거리를 좁혀 상대의 날카로운 앞발 공격을 끊고 체력을 소진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막상 부딪혀보니 내 예상보다는 할 만했다”며 “2라운드 때 확실히 잔디가 지쳐가는 게 보였다. 체력을 끝까지 갉아내며 몰아붙인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결승 상대 박태준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배준서는 대회 전날 박태준의 방을 찾아 잔디 공략법을 들었다. 코트에서는 경쟁자지만 밖에서는 서로를 돕는 선후배였다. 그는 “잔디가 잘하는 건 사실이지만 못 이길 정도는 아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분명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뒤 잔디가 대기실에 찾아와 “다음에 다시 한 번 맞붙어보자”라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배준서는 “싫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장난섞인 대화였지만 그만큼 잔디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결승에서는 지난해의 극적인 장면을 재현했다. 박태준을 상대로 마지막 3라운드 종료 직전 몸통 뒤차기를 성공시켜 승부를 뒤집었다. 지난해 그랑프리 챌린지 결승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역전해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배준서는 “태권도원은 나에게 ‘역전의 땅’인 것 같다”고 밝혔다.
정상에 돌아왔지만 먼 목표부터 꺼내지는 않았다. 그는 “간절함이야 늘 있지만 이제는 그 욕심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전국체전과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나는 언더독일 때 더 잘하는 것 같다”는 배준서는 자신을 향한 의심도 훈련으로 견뎠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강화도에서 하던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고, 그걸 계속하다 보면 결국 나를 증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게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히 훈련해서 더 큰 증명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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