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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뇌리에서 흐릿해져가던 이 낡은 제도가 요즘 다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놀랍게도 ‘오디세이’ 흥행 열풍이 발단이 됐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세계 최초로 모든 장면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이 영화를 아이맥스관에서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용아맥)은 거의 매일 조조부터 심야까지 전석 매진이다. 그런데 이 열기를 스크린쿼터가 발목잡는 상황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 문제다.
현행 스크린쿼터에 따라 영화관은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 1 이상을 한국영화로 상영해야 한다. 365일 운영한다면 최소 73일이다. ‘오디세이’로 힙 플레이스가 된 용아맥의 경우 30일 현재까지 한국영화를 35일 상영했기에, 연말까지 38일은 ‘무조건’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한다. 올 연말에는 ‘듄: 파트 3’, ‘어벤져스: 둠스데이’ 등 대작들도 대기 중이어서 마냥 ‘오디세이’만 틀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제 슬슬 ‘상영일수 조절’에 들어가야 할 때다.
극장 입장에선 답답하다. 아이맥스·4DX 등 특별관의 경우 전용 포맷 콘텐츠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의무 상영일수에 맞춰 한국 영화를 상영하려 해도 콘텐츠가 마땅치 않다. 결국 고가의 설비를 들인 특별관에 쿼터를 맞추기 위해 일반 2D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할 판이다. 실제로 2021년에는 아이맥스 수요가 높았던 ‘듄’ 대신 2D 한국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가 스크린쿼터를 채우려 ‘용아맥’에 걸려 논란이 됐다. 관객들은 이런 상황을 납득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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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스크린쿼터를 없애는 건 답이 아니다. 한국영화는 여전히 할리우드 등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콘텐츠 사이에서 상영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아이맥스·4DX 등 특별관 전용 콘텐츠는 제작비·기술 장벽이 높아 한국영화가 안정적으로 진입하기 힘들다. 그래서 폐지가 아니라 ‘유연화’가 필요하다. 멀티플렉스 위주의 달라진 극장 환경, 특별관 확산 등 2007년 이후 20년간 달라진 산업 환경이 제도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스크린’이 아닌 ‘영화관’ 단위로 의무 상영일수 산정 방식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예컨대 10개 스크린을 가진 극장이라면 지금처럼 각각의 스크린이 73일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10개 상영관을 하나로 묶어 1년에 730일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특별관에서 한국영화 상영을 줄이는 대신 일반관에서 한국영화 상영을 늘리는 식으로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용아맥에서 1년 내내 ‘오디세이’를 볼 수도 있다.
스크린쿼터는 한국영화가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중요한 제도다. 하지만 개정 후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다. 한국영화를 보호하면서도, 달라진 극장 환경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절실하다. 지금의 모습은 영화계와 관객 모두에게 달갑지 않은 ‘시대착오적 규제’로 비쳐질 뿐이다.
![천편일률적 '73일 규제'…낡은 틀에 갇힌 '스크린쿼터'[데스크 칼럼]](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310005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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