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20년에 불과한 신흥주자 셀트리온이 내로라하는 전통 제약사들을 따돌리고 올해 제약업계의 왕좌에 등극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서다. 123년 전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가 등장하면서 태동한 국내 제약산업에서 셀트리온 같은 청년기업이 업계 1위로 올라선 것은 사상 최초다.
셀트리온은 지난 1분기 매출에서도 제약·바이오 업계 통틀어 1위를 차지하면서 기존 메이저 제약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셀트리온은 1분기 매출 3728억원을 거두면서 2위 유한양행(3133억)을 크게 앞질렀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영업이익도 1202억원을 올리며 역시 제약업계 1위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셀트리온은 일본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로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약품 사업부문을 모두 3324억원에 인수하면서 기존 전통 제약사들을 긴장시키고 있기도 하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올해 셀트리온이 매출 1조6000억원, 영업이익 6400억원을 돌파하며 외형이나 실속 모두에서 제약업계를 석권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지난 3년간 연평균 18.9%라는 경이로운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셀트리온은 몸값에서도 기존 제약사들을 압도한다. 15일 기준 셀트리온(068270)의 시가총액은 39조원을 돌파했다. 유한양행(000100), 녹십자(006280), 한미약품(128940), 종근당(185750) 등 10대 제약사 몸값을 모두 합한 것(13조원)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단기간에 국내 제약업계를 평정한 셀트리온은 기존 화학 의약품에 안주해온 전통 제약사들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제약업계는 남들이 거들떠 보지않던 ‘바이오시밀러’라는 새 영토를 개척, 국내 제약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프론티어 정신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라는 새로운 사업영역에서 짧은 기간에 급성장을 거듭해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한 셀트리온은 국내 전통 제약사들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셀트리온의 성공사례는 국내 제약업계에 차별화된 의약품으로 국내를 벗어나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오시밀러를 주무기로 세계적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한 셀트리온과 쌍벽을 이루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기존 제약업 판도를 뒤흔드는 대표적 신흥강자로 손꼽힌다. 지난해 설립 10년만에 매출 7000억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파른 성장세는 셀트리온을 넘어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침없는 성장속도는 시장에서도 특별대우를 받고있다. 지난 3일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41조원을 넘어서며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이어 주식시장 3위를 달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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