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보이는 해안도로와 어울리지 않게 버스 안에서는 묵직한 경고 안내가 깔렸다. 취재진을 싣고 달리는 버스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지 경호차량까지 붙었다.
서울에서 출발해 꼬박 21시간. 비행기 직항도 없어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으로 돌아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PNG) 수도 포트모레스비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 우리나라 지방도시 기차역 같은 잭슨 국제공항에 내려서니 열대우림 소나기가 더운 공기에 습기를 잔뜩 불어넣고 있었다.
공항에서 1시간여를 달려 해안가의 구릉을 지나자 ‘땅 땅 땅’ 육중한 쇳덩이들이 부딪히는 굉음이 멀리서 들리기 시작했다. 이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2배로 끌어올린다는 첫 LNG(액화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대역사의 현장이다. 열대 오지에서 벌어지는 이 대형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대우건설(047040)이 핵심공정인 액화시설(LNG Train) 1·2호기를 도맡아 시공하고 있다.
열대 밀림 속 피어나는 ‘LNG 플랜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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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관리를 맡고 있는 대우건설의 김용중 부장은 “300㎞ 떨어진 산속에서 끌어온 메탄가스를 여기서 최대한 압축한 뒤 냉각타워로 보내 액체로 만드는 게 핵심 공정”이라며 “배관 부분은 밤 10시까지 근무하면서 공기를 단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은 둘레가 13㎞에 이를 정도로 방대했다. 이 곳에서 생산될 LNG는 우리나라 전체 사용량의 5분의 1수준인 연 630만톤. 현장에는 하루 4200명의 인력이 투입돼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이 현지인과 태국, 필리핀, 방글라데시 국적 기능공이고 한국 직원은 관리를 담당하는 220명뿐이다.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엑손모빌이 주도하는 이 사업은 세계적 플랜트 기업인 치요다(Chiyoda)와 제이지씨(JGC)가 합작회사를 세워 원청사 역할을 하고 대우건설은 핵심 공정을 2억9000만달러에 수주했다. 2010년 10월 시작한 공사가 내년말 마무리되면 2014년부터는 LNG가 생산돼 일본 중국 등지로 팔려간다.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대우건설 김영후 소장(상무)은 “직전 프로젝트까지만 해도 경쟁입찰을 통해 시공권을 따냈지만 이번 건은 발주처가 우리 시공능력을 인정해 단독으로 시공을 맡겼다”며 “파푸아뉴기니 역시 LNG를 중심으로 자원 잠재력이 풍부해 추가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시공력 기반으로 유럽 일본 독식하는 EPC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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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것은 인터오일(Interoil)사에서 주도하고 한국가스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LNG 프로젝트다. 작년 말 현지 정부에서 투자가 확정된 이 사업을 통해 대우건설은 LNG 플랜트 사업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지금은 단순 시공에 그치지만 이를 뛰어넘어 이 사업에서는 ‘설계-구매-시공(EPC)’ 전체를 맡겠다는 게 목표다. 이 경우 사업 수주 규모는 지금보다 10배 가량까지 커진다.
또 올 초에는 캐나다 탈리스만(Talisman Energy Inc)이 일본 미쯔비시(Mitsubishi)와 합작으로 연 300만톤의 LNG 수출을 위한 천연가스 개발에 나서기로 하는 등 수주 예상 물량도 풍부하다. 게다가 LNG는 작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체 에너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김 소장은 “나이지리아에서 5기, 사할린에서 2기 등 이번 프로젝트까지 합치면 대우건설이 시공한 LNG 플랜트는 총 10기째”라며 “유럽과 일본 플랜트 기업들이 독식하는 LNG EPC 공종을 우리가 주도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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