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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곳을 찾은 이들은 국가 애도기간이 끝난 뒤에도 이태원역 1번 출구는 기억의 공간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에서 이태원역을 방문하기 위해 상경한 김도준(32)씨는 “(이 공간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고 시민들의 관리로 질서가 잘 유지되고 있다”며 “150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은 만큼 이 공간은 기억의 공간으로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정신적 트라우마를 극복할 때까지 추모공간이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흘째 추모공간을 방문하고 있는 오모(50)씨는 “집에 있으면 자꾸 생각나고 눈물이 나서 이곳을 사흘째 찾고 있다”며 “시민들의 마음이 담긴 이 공간이 우리 마음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원역 1번 출구를 관할하고 있는 용산구청도 추모 공간을 철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합동분향소와 다르게 (이 공간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공간”이라며 “추모공간의 청결과 질서 유지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추모공간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시민들의 순수한 추모 공간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원봉사를 총괄하고 있는 강모씨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공간이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잘 수행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밤이나 새벽 시간에도 이곳을 지키며 누군가에 의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9명가량이 자원봉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참여하고 싶다는 연락이 계속해서 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합동분향소는 녹사평역 광장을 제외하고 이날 자정까지 철거될 예정이다.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는 오는 12일까지 연장 운영될 예정이다. 용산구는 합동분향소를 이날까지 24시간 운영하고 오는 6일부터 12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