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DB하이텍(000990), SK하이닉스시스템IC, 키파운드리 등 국내 파운드리 기업은 올해 2분기까지의 공정 예약을 모두 마쳤다. 특히 전력 반도체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차량용 반도체를 주로 제조하는 8인치 웨이퍼 공정의 경우 대부분 올해 전체 파운드리 서비스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이 때문에 반도체 시제품 설계를 지원하는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서비스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을 정도다. 파운드리 기업 입장에선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풀가동을 하더라도 고객사 물량을 생산하기 빠듯한 상황이라 MPW 축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MPW 서비스를 애초 계획보다 20% 늘리겠다는 DB하이텍을 두고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캐파를 늘리기 위한 설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비 투자의 리드타임이 3~4년인데, 이후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고객사들의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며 “지금의 부족난이 언제 잉여현상을 나타날지 모르고 공장을 만들어놓고 고객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 때문에 국내 파운드리 기업들이 쉽사리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국내 파운드리 기업들 대부분이 해외 설비투자에 집중하는 등 해외 팹리스를 공략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을 투자해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고, SK하이닉스시스템IC도 올 상반기 내 중국 우시로 공장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을 체결, 파운드리 몸집을 키웠지만, 국내 팹리스 입장에선 파이 자체가 커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메타버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아우르는 모든 산업이 파운드리를 거쳐야만 한다”며 “국내 팹리스들에 대한 파운드리 캐파도 커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반도체는 사이클을 타기 때문에 파운드리 입장에선 (캐파를 늘리는 데)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TSMC에도 이 같은 고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차량용 등 시스템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파운드리 업체들이 일부 생산을 기존 8인치에서 12인치 공정으로 옮길 경우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대만 리얼텍 등 해외 사례를 들며 “8인치 용량에 대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특정 제품을 12인치 생산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증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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